카트라이더로 '초딩들의 신' 상장하면 6조원 주식갑부..이건희·정몽구 이어 넘버3

심서현 2011. 11. 12.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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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심서현] 1996년 말 어느 날 새벽녘. PC통신으로 '바람의 나라' 게임을 하던 한 게이머가 넥슨 사무실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게임이 랙(장애)에 걸렸어요." 야근 중이던 한 청년이 수화기 건너편에서 답했다. "네, 해결해 드릴게요. 지금 어떤 상황이시죠?" 잠시 통화하던 두 사람은 서로의 목소리를 알아차리고는 한 차례 같이 웃었다. 전화를 건 쪽은 '바람의 나라' 원작자 김진(51) 만화가, 받은 쪽은 당시 28세의 넥슨 창업자 김정주(43) NXC 대표였다. 김 작가는 1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15년 전 청년 사장이 혼자 밤새 서버 관리를 하고 있더라. 넥슨의 성장 뒤에는 이런 숨은 노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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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청년 사장'이 다음 달 14일 한국 부호 서열을 뒤집는다. 이날 그가 설립한 넥슨은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1000억 엔(약 1조4000억원) 규모로 상장한다. 예상 시가총액은 6000억~7000억 엔(약 8조400억~10조원), 발행 주식 수는 공모 7000만 주를 포함해 4억2538만8900주다. 김정주 대표와 그의 부인 유정현 이사는 넥슨 지분 78.77%를 보유한 모회사 NXC의 지분 69.65%를 갖고 있다. 예상대로 상장이 성공하면 이들 부부의 주식 평가액은 6조원 안팎이 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3조800억원)을 밀어내고 국내 주식 부자 3위에 오르게 된다. 1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8조5900억원), 2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7조1200억원)도 안심할 수 없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인 그는 94년 넥슨을 세워 96년 세계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를 개발했다. 이후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카트라이더'의 연이은 성공으로 '초딩들의 신'으로 등극했다. 하지만 언론에 거의 노출되지 않는 것은 물론 아예 회사에 출근을 안 해 임직원들조차 그의 얼굴을 모를 정도로 베일에 싸여 있다. 어느 날 회사를 '방문'했다가 그를 못 알아본 경비원에게 쫓겨나는 수모를 겪은 게 화제가 될 정도다.

 그러나 김 대표는 조용하지만 치밀한 행보로 넥슨을 국내 최대 게임업체로 키워냈다. 그의 회사는 지난해 매출 9343억원을 기록해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연 매출 1조원을 눈 앞에 뒀다. 창립 이래 고수해 온 무차입 경영으로 빚도 없다.

 이처럼 탁월한 그의 비즈니스 감각은 학창시절 그의 은사가 먼저 발견했다. 실제로 93년 초 KAIST 전산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그에게 지도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자네는 일찌감치 사업을 하는 게 낫겠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공부보다는 사업이 더 적성에 맞았다. 대학 시절 학업보다는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것이 더 재미있었다. 안산공단에까지 가서 일하기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 김 대표가 지금 시점에, 그것도 일본에서 상장을 결심한 이유는 뭘까. 김 대표는 최근 사석에서 넥슨의 상장을 염두에 두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고 한다. "딸(넥슨)이 어느새 다 컸다. 나는 계속 같이 살고 싶은데 주변에서 하도 뭐라고들 해서…."

 하지만 회사 관계자는 이번 상장이 넥슨을 '글로벌 콘텐트 기업'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야심찬 그의 구상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한다. 업계에서도 "상장 후 넥슨은 인수합병(M & A)으로 세계적으로 몸집을 키울 것"이라고 분석한다.

 넥슨은 창립 3~4년 만인 97년과 99년에 각각 미국과 일본 법인을 세우고 현재는 매출의 60%를 해외에서 올릴 정도로 처음부터 해외 진출 목표가 뚜렷했다. 특히 김 대표는 "디즈니 같은 글로벌 콘텐트 왕국이 돼야 한다"는 비전을 종종 밝힌다고 한다. 그러려면 일본 시장이 유리하다는 계산으로 회사를 재편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넥슨을 '시집(상장)'보내기 위한 정지작업 역시 수 년 전부터 밟아 왔다. 지주회사 격인 NXC가 넥슨(지난 4월 '넥슨 재팬'에서 사명 변경)을, 넥슨이 넥슨코리아·넥슨USA·넥슨유럽을 지배하는 현재의 구조를 2008년 완성해 상장 채비를 완벽히 갖췄다.

 그의 경영 스타일은 김택진(44) 엔씨소프트 사장과 자주 비견된다. 친한 사이라 부부 동반 모임도 종종 갖는다고 한다. 한 번은 골프장에서 라운드하는 김정주 대표에게 한 골퍼가 다가와 "김택진 사장 맞으시죠?"라며 아는 척을 했다고 한다. 그러자 김 대표는 웃으며 답했다는 것. "아닌데요. 그런데 그 사람이랑 친합니다." 하지만 업무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는 평이다. 김택진 사장은 자신을 '개발자'로 인식한다. 엔씨소프트 직원들은 야근 후 밤늦게 퇴근하며 사장실 쪽을 들여다보면 자사 게임을 직접 해보며 문제점을 찾는 김 사장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김정주 대표는 개발에는 손을 뗀 지 오래다. 넥슨에는 "김 대표가 코딩 안 하면 게임이 성공한다"는 반 농담의 징크스가 있을 정도다.

심서현 기자 < shshimjoongang.co.kr >

김정주 NXC 대표는

▶ 1968년 2월 22일생

▶ 학력 : 광성고(86년), 일본 조치(上智)대 국제학 과정 수료(88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91년), KAIST 전산과 석사(93년) 및 박사 수료(96년)

▶ 사업 경력 : 넥슨 창업(94년), 넥슨 미국법인 설립(97년), 넥슨 일본법인 설립(99년), 넥슨 대표이사 사장(2005년), 넥슨홀딩스 대표(2006년), NXC 대표이사(2009년 ~ )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center/v2010/power_reporter.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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