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대그룹 72개사 장사 짭짤.. 기부 찔끔
국내 대기업들이 그동안 놀라운 성장을 했음에도 사회 기부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의 기부금 총액은 지난 2008년 641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6085억원으로 5.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대 그룹 계열 92개 상장사 중 최근 3년간 기부금 내역을 공개한 7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개별 재무제표 기준)한 결과로, 기준이 다른 LG그룹 계열 11개 상장사는 제외됐다.
기부금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0조403억원에서 34조1554억원으로 70.4% 급증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2008년 75개 상장사가 영업이익의 약 3.2%를 기부했던 것에서 2009년에는 2.0%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1.8%까지 비율이 떨어졌다.
기업들 중에서는 한화그룹이 2.1%에서 0.8%로 떨어졌고, 롯데그룹은 1.3%에서 1.2%, GS그룹도 1.3%에서 0.5%로 기부금 비중이 낮아졌다. 또 두산그룹 계열 6개 상장사는 영업이익이 9621억원에서 1조5565억원으로 61.8% 늘었음에도 기부금은 1226억원에서 396억원으로 67.7% 줄었다. 이 외에 삼성과 한진그룹 등도 기부금 액수 자체는 2008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은 15개 계열사가 2100억원에서 1134억원으로 감소했고, 대한항공 등 4개 한진 계열사는 230억원에서 177억원으로 각각 기부금을 줄였다. 반면 이 기간 중 영업이익이 줄어든 그룹은 한 곳도 없었다.
그룹들 중에서 그나마 가장 기부 실적이 좋은 곳은 SK그룹. SK이노베이션 등 16개 SK 계열사는 지난해 10대 그룹 중 최대 금액인 1880억원을 기부했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도 3.4%로 제일 높았다. 재계 관계자는 "문제가 발생하면 기부금을 늘렸다가 조용해지면 다시 줄이는 등 국내 기업들의 기부금 문화는 일관성이 없는 게 문제"라며 "이익이 늘면 기부금도 늘리는 경영철학 정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대환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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