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한겨레] 삼성, 경영진 3명 경질 등 '처벌'

엘지, 여행 등 기살리기로 '격려'

'처벌과 격려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나은 효과를 낼까?'

액정화면(LCD) 패널 사업에서 나란히 2분기 내리 적자를 거둔 삼성과 엘지(LG)가 서로 다른 해법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은 사업 책임자를 엄하게 벌 주는 쪽을 선택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엘시디 패널 사업부진 책임을 물어 엘시디 사업부장(사장)과 제조센터장·개발실장(부사장) 등 경영진 3명을 모두 경질했다. 또 부품 사업 분야 조직을 개편해 그동안 따로 운영되던 엘시디 사업부를 디에스(DS)총괄본부 산하로 편입시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조직과 사업 책임자를 바꿔 사업 추진 체계를 효율화하고 긴장감을 주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에 엘시디 패널 사업에서 2300억원 영업적자를 냈고, 2분기에도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는 달리, 같은 처지의 엘지디스플레이는 되레 임직원들의 기를 살리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엘지디스플레이는 '즐거운 직장팀'이란 조직을 만들어 임직원 기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엔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고 싶은 일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드림 트리'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사내통신망을 통해 '꿈'을 신청받아 '어머니와 제주도 여행', '요리 책 발간', '연극 배우 체험' 등을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가화만사성' 프로젝트도 인기다. 임직원 부모에겐 효도관광 기회를 주고, 대학 입시생 자녀에겐 입시 특강을 들을 수 있게 해주는 식이다. 권영수 엘지디스플레이 사장도 사내통신망에 올리는 '최고경영자 노트'를 통해 "힘들지만 앞을 보고 나가자",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 격려하며 나중을 위해 기술 개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라"고 임직원들을 적극적으로 격려하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과 엘지가 같은 처지임에도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는 것을 두고 '관리경영'(삼성)과 '인화경영'(엘지)의 차이로 해석하며, 두 회사가 선택한 카드가 결국 어떤 결실을 맺을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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