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한국 경제' 진단

허진 2011. 7. 14. 00:2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 제조업, 프리미어리그 아니다 .. 박지성 몇 명뿐"

[중앙일보 허진1] 장하준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소설도 아닌 사회과학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써서 43만 부 넘게 파는 '이변'을 일으켰다. 또 재벌의 긍정적 효과를 옹호하는 동시에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는 독특한 시각 탓에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의 비판을 받기도 한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포스코…. 세계가 부러워하는 한국의 대표 제조기업이다. 그러나 장하준(48·경제학)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착각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잘나가는 몇 분야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제조업의 생산성은 선진국의 40~50% 수준에 불과하다"며 "한국이 속한 리그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가 아니다. 단지 박지성 같은 선수 몇 명이 나온 것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장 교수는 12일 서울 마포구청에서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등의 주최로 열린 '그들이 말하지 않은 또 하나의 이야기' 정책 토크쇼에 나와 한국 경제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재벌의 금융자본화를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지금 한국에선 재벌이 신상품을 개발하고 연구하기보다 금융으로 쉽게 돈을 벌려고 하는 재벌의 '금융자본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대기업이 금융으로 편하게 먹고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갈라 놓는 금산분리 원칙이 철저한 한국에서 재벌의 금융자본화는 또 무슨 소리일까.

 장 교수는 행사가 끝난 뒤 이를 묻는 기자에게 세 가지 이유를 댔다. "대기업의 배당률이 상승했고, 자사주 매입이 증가했으며, 주식시장에서 기업으로 들어가는 돈보다 기업에서 주식시장으로 나오는 돈이 더 많다"는 것이다. 즉, 대기업이 벌어들인 돈을 연구개발이나 생산시설 확충 같은 생산성 높이는 데 쓰기보다는 주주의 이익을 위해 써버리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한걸음 더 나아가 "오너(재벌 총수)가 과거에는 회사를 자기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제는 회사를 단순히 자산 증식의 수단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까지 했다. 달리 표현하면 개발경제 시기에 무에서 유를 창출했던 한국 기업의 도전의식이 퇴색했다는 거다. 그는 "(재벌이) 편하게 먹고살 수 있으니 장기투자를 안 한다. 이게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은 지금 서비스업 선진화에 목을 매고 있다. 수출 제조기업 위주의 성장으로 사회 양극화가 더 커졌고 서민과 중소기업의 삶이 더 팍팍해졌기 때문이다. 서비스업은 내수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장 교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제조업은 중국 때문에 끝났으니까 우리나라는 서비스업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왜 쫓아오는 놈만 무섭고 도망가는 사람(선진국)은 안 무섭냐"고 했다. 또 "(한국이) 리먼브러더스 샀으면 망할 뻔했다. 국제사회에서 호구 잡히고 봉 잡히고 있다"며 한국의 금융 서비스업 맹신을 비꼬기도 했다. 그는 "금융 같은 서비스업은 제조업이 튼튼한 나라에서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제조업 근간이 없는 서비스업 중심 경제의 허상을 설명하기 위해 선진국의 사례도 제시했다. 그는 "제조업 경쟁력이 떨어지자 금융산업 특화에 나섰던 미국과 영국은 2008년 금융위기를 겪고 난 뒤 '이래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왔다"며 "하지만 제조업을 버리지 않은 독일이나 일본은 금융위기를 순탄하게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국 경제는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까. 그는 '포니 정'의 정신으로 돌아갈 것을 제안했다.

포니 정은 현대자동차 설립자인 고(故)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애칭이다. 장 교수는 "(자동차 만드는) 기술이 하나도 없어 남들이 다 비웃을 때 정 회장은 (일본의 자동차 회사인) 미쓰비시에 가서 바닥부터 배웠다"고 했다. 장 교수는 최근 경제학 혁신을 이끈 공로로 정 명예회장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포니 정 혁신상'을 수상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center/v2010/power_reporter.asp

몸짱 51세 CEO "팬티만 입는다니깐 아내가…"

레이디가가와 야구보던 의문의 동양여성 알고보니

"카투사 입대한건 완전 로또에 당첨된 것"

"교정해줄께" 여고생 성폭행한 물리치료사 알고보니

"MB, 최고위원들 쓴소리에 손수건 꺼내 땀 닦아"

10대 소년 유혹 '알몸사진' 받은 여대생 실체 충격

'16살 노래방 도우미' 히로뽕 투약후 그룹 성관계까지…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