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는 물가>"헉! 한통에 2만5000원.. 수박 먹긴 글렀네"

민병기기자 2011. 7. 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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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장·대형마트 '장바구니 물가' 르포

"월급만 빼고 죄다 오른 것 같아요. 상추, 고추, 브로콜리를 샀는데 이 정도면 지난해엔 2만원이면 충분했는데 올해는 4만원입니다. 요즘엔 장 보기가 겁이 나요."

"가락시장에서 20년째 장사를 하는데 올해가 최악입니다. 값이 자꾸 오르다보니 대부분 손님들이 만지작거리다가 그냥 가버려서 우리 상인들도 죽을 맛이에요."

1일 오전 서울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장. 장을 보러온 소비자들은 물건을 집어들며 오른 가격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고, 상인들 역시 가격이 너무 올라 장사가 오히려 안 된다며 하소연했다.

서초구 양재동에서 이날 시장을 보러온 주부 천모(31)씨는 "집 앞 마트의 과일 가격이 너무 비싸서 가락시장은 좀 쌀까 해서 멀리 왔는데 여기 가격도 비슷해 올여름엔 수박도 못 먹겠다"고 밝혔다. 천씨와 함께 찾은 과일매장의 10㎏ 수박 한 통은 2만5000원이었다. 상인 김모씨는 "지난해보다 50% 이상 올랐다"며 "참외 역시 10㎏ 한 상자에 지난해 3만5000원 하던 게 올해는 4만5000원에 팔리고 있다"고 밝혔다. 배 역시 15㎏ 한 박스에 지난해엔 6만~7만원 선이었으나 지금은 경매장에서도 15만원에 팔려 두 배 이상으로 올랐다.

수산물 매장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장상희(여·38)씨는 "자반고등어 가격이 지난해엔 3000원이었으나 지금은 5000원"이라며 "요즘엔 10만원을 갖고 장을 보러 와도 지난해 절반도 못 산다"고 토로했다. 수산물매장 상인 박모(여·52)씨는 "지난해 고등어 30마리에 2만3000원 정도 하던 게 지금은 2만8000원에서 3만원선, 오징어도 20마리 한 상자에 3만2000원에서 올해는 4만~4만2000원, 낙지·주꾸미도 지난해 2만~2만2000원 하던 게 지금은 2만8000원까지 나간다"며 "빨리 유럽산 생선이라도 싸게 들어와야 가격이 좀 잡힐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에서 식당을 한다는 최모(여·46)씨는 "식당을 10년째 하고 있는데, 올해 음식이랑 반찬 가격이 최소 20%는 올랐다"며 "막상 음식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안 와 수지타산을 맞추기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대형마트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날 서울 중구 봉래동 롯데마트 서울역점. '금(金)겹살'이라는 국산 삼겹살 가격은 100g에 3200원에서 3600원 선이었다. 김선희(여·35)씨는 국산 삼겹살을 한참 쳐다보더니 결국 100g에 1300원 하는 수입산 삼겹살을 집어들었다. 김씨는 "서민 음식이라는 삼겹살 가격이 너무 올랐다"며 "그나마 수입산 가격은 싸니까 다행"이라고 밝혔다.

1시간여 고기 매장을 지켜봐도 국산 삼겹살을 선뜻 집는 소비자는 아무도 없었다. 대신 100g에 1100원대 팔리고 있는 미국산 LA갈비는 제품을 갖다놓기 무섭게 팔려나갔다. 고물가시대, 재래시장과 대형마트에서 만난 소비자들은 마치 한바탕 '물가와의 전쟁'을 펼치는 듯했다.

민병기·노기섭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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