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공화국 대한민국] 간편·저렴에 맛까지..2조원 시장

2011. 6. 8.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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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공화국 대한민국 언제까지 ◆빙그레는 최근 배우 하지원 씨를 섭외해 냉장커피 제품 '아카펠라' 신규 CF를 제작했다. 아카펠라가 출시된 이후 첫 CF다. 광고는 처음 시작했지만 사실 아카펠라는 2008년에 출시된 제품이다. 출시 당시에는 냉장커피시장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아카펠라 제품 마케팅을 거의 하지 않았다.

마케팅이나 프로모션도 안 했지만 아카펠라는 출시 이후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급기야 지난해 단일 제품 매출액이 200억원을 넘어서면서 빙그레는 뒤늦게 전략을 수정했다. 빙그레 측은 "냉장커피시장 규모가 워낙 커져 올해 본격적으로 아카펠라 마케팅을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커피음료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시장조사전문업체 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을 기준으로 커피믹스시장의 연간 판매량은 1조원을 넘어섰다.

휴대용커피음료(RTD·Ready To Dri nk)시장도 상당히 규모가 크다. 매일유업 자체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RTD시장 전체 규모는 6700억~6800억원가량인 것으로 추산된다.

커피음료시장 7000억원

우리나라 RTD시장은 1980년대부터 조성되기 시작됐다. 초기 RTD시장은 캔(can)커피가 이끌었다. 시장을 주도했던 제품은 롯데칠성음료의 캔커피 '레쓰비'. 하지만 캔커피 위주 RTD시장은 매일유업이 1997년 컵 용기에 커피를 담은 냉장커피 '카페라떼'를 내놓으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카페라떼는 컵이나 병, 팩 등 용기에 담아 판매되는 냉장커피 시대를 열었다. 냉장커피는 냉장주스처럼 냉장 유통을 통해 판매되는 커피다. 냉장 유통이기 때문에 캔커피보다 신선하다는 특징이 있다.

매일유업 냉장커피가 인기를 얻자 다른 음료기업도 다양한 냉장커피 제품을 줄줄이 내놨다. 현재 카페라떼 이외 동서식품 'T.O.P', 롯데칠성 '칸타타', 한국야쿠르트 '산타페' 등이 시중에서 판매된다. 웅진식품은 RTD시장을 겨냥한 단독 브랜드 '바바커피'를 론칭하기도 했다.

냉장커피시장 규모가 예상외로 확대되자 커피전문점업체들도 유통업체와 제휴해 상품을 내놓았다. 스타벅스는 동서식품과 제휴해 컵커피와 병커피를 선보였다. 롯데칠성음료도 롯데 계열사인 엔제리너스와 함께 컵커피를 출시했다. 이 밖에 할리스는 웅진식품과, 탐앤탐스는 광동제약과 함께 냉장커피시장에 진출했다.

RTD시장 성장세는 가파르다. 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RTD 커피의 연간 판매량은 15만1429톤에 달한다. 2009년 11월 기준 11만7497톤에서 1년 만에 28.9%나 증가했다. 심지어 편의점 GS25의 경우 스타벅스 냉장커피가 단일 품목으로 전체 커피음료 매출의 78%를 차지하기도 했다. 닐슨은 '커피시장 트렌드 변화'를 통해 "경기 회복 기대감이 확대되면서 소비자들의 RTD 제품 가격 민감도가 낮아졌다. 소비자들이 고가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새로운 형태의 소용량 고가 제품이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점은 냉장커피시장이 확대되는 동안 캔커피시장 규모도 위축되지 않고 동반 성장했다는 사실.

빙그레의 'RTD 음료 시장 분석'에 따르면 2008년 2088억원이던 캔커피시장 규모는 2009년 2133억원으로 확대됐다. 가장 많이 팔리는 롯데칠성음료 캔커피 '레쓰비'의 지난해 매출액은 무려 1200억원에 달한다. 매경이코노미가 롯데칠성, 한국코카콜라, 해태음료, 웅진식품, 동원F&B, 빙그레 등 대형 음료업체들을 통해 조사한 결과 지난해 주요 업체가 1000억원 이상 판매한 음료수는 칠성사이다, 코카콜라 등 6개에 불과했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음료수 6개 중 하나가 캔커피 레쓰비라는 의미다.

커피믹스시장은 1조원 넘어

커피믹스시장은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이마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라면도 아니고 쌀도 아닌 한 봉지에 100원 하는 커피믹스였다. 현재 동서식품 '맥심'이 시장을 주도한다. 1987년 국내 최초로 스틱형 커피믹스를 만들며 커피믹스시장에 진출한 동서식품은 시장점유율 80%가량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네슬레의 '테이스터스 초이스' 시장점유율은 15% 안팎. 지금까지 커피믹스시장은 두 업체가 양분하고 있다.

올 들어서는 경쟁이 격화됐다. 시장 규모가 계속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 기대 여러 업체들이 줄줄이 뛰어들었다. 닐슨은 "커피믹스시장 경쟁은 치열해졌지만, 소비자의 선택폭이 늘어나면서 커피믹스시장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남양유업과 롯데칠성음료는 이미 커피믹스시장에 진출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12월 커피믹스 '프렌치카페'를 출시했다. 통상 프림에 우유 맛을 내기 위해 첨가하던 화학적 합성첨가물 카제인나트륨을 빼고 무지방 우유를 넣은 프림을 사용하면서 출시 4개월 만에 매출 200억원을 돌파했다. 올 2월부터 프렌치카페 커피믹스를 이마트, 홈플러스, 하나로마트, 롯데마트에 입점시켰다. 롯데칠성음료도 지난해 7월 '칸타타' 브랜드를 통해 커피믹스시장에 진출한 이후 지금까지 3종의 제품을 선보였다. 이 밖에도 대상, 한국야쿠르트 등이 커피믹스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남양유업과 롯데칠성의 시장 진입으로 올해 커피믹스시장은 10%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성장 계속될까

RTD시장과 커피믹스시장 등 커피음료시장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주연 매일유업 음료팀장은 "올해 RTD시장 규모는 7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5년간은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고 시장 규모가 꾸준히 성장하리라 본다"고 전했다. 이유는 멈출 줄 모르는 커피음료 수요 증가 때문이다. 줄 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구입이 간편하고 가격이 싸다는 장점 때문에 30~40대 젊은 남성을 중심으로 커피 수요가 확산되고 있다.

광범위한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소비자 변화를 빨리 감지하는 유통업체들이 커피업체와 공동으로 시장에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도 시장 성장이 예상되는 이유다.

실제로 최근 RTD업체들은 커피를 출시하면서 젊은 소비자들의 기호를 고려해 캔커피에 설탕 사용을 줄이거나 고급 원두를 사용하고 있다. 디자인이 좋은 NB(New Bottle)캔을 사용하는 것도 소비자들의 기호 변화에 반응하기 위해서다.

RTD 커피나 커피믹스가 우리나라 문화에 적합하기 때문에 향후 시장 성장이 유지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시장조사전문기관 트렌드모니터의 윤덕환 부장은 "설탕, 프림, 커피까지 혼합된 커피믹스가 제품으로 출시된 국가는 별로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즉석에서 빨리빨리 음료를 소비하고자 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편의점에서 바로 구입이 가능한 RTD시장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비록 성장세는 꾸준하겠지만 이전처럼 폭발적인 시장 성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덕환 부장은 "커피시장이 그간 폭발적으로 성장한 이유는 커피음료 자체에 대한 니즈보다는 커피를 마시는 공간에 대한 니즈 때문이었다. 따라서 커피전문점시장은 계속 성장하겠지만 RTD나 커피믹스시장의 성장세는 지금보다는 꺾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부장은 또한 최근 음료시장의 트렌드인 웰빙(well-being)과 커피는 크게 연관성이 없다는 사실도 지적하며 성장은 하겠지만 성장률은 감소할 것이라 덧붙였다.

커피믹스와 커피전문점 사이에서 RTD 커피 포지션이 애매하기 때문에 RTD시장은 지금이 피크라는 주장도 나온다. RTD 커피의 주요 경쟁력 중 하나는 가격. 하지만 커피전문점 경쟁이 심화되면서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커피 가격도 내려가고 있다. 전문점 커피 가격이 RTD 커피 가격보다 저렴한 수준으로 하향 조정될 경우 RTD시장의 경쟁력이 감소한다는 주장이다.

[문희철 기자 reporter@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09호(11.06.08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A도 모바일로 공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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