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인하 '사공 넘쳐서 배가 山으로..'

조해동기자 haedong@munhwa.com 2011. 5. 2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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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부·공정위·국회 '딴 목소리'

'배가 산으로 가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통신비 인하 방안에 대해 발표도 하기 전에 "사공이 너무 많아 배가 산으로 가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애초에 통신비 인하 방안은 통신 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나 통신업계에서 나온 게 아니었다. 청와대와 물가 당국인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물가상승을 막기 위해 통신비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자 방통위가 마지못해 동참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정부·공정위·방통위 등으로 구성된 통신비 인하 태스크포스(TF)가 마련한 통신비 인하 방안에 대해 이번에는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까지 나서서 '밥 숟가락'을 얹겠다고 나섰다. 그는 최근 "(여당) 정책위의장과 협의도 없이 통신비 인하 방안이 언론에 나갔다"며 신용섭 방통위 상임위원에게 호통을 치며 노발대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사업자는 모두 민간 사업자인데 정부 부처인 재정부·공정위·방통위에 이어 이제는 국회까지 나서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꼴이다. 통신업계 일각에서는 "그럴 바에는 정부나 국회에서 아예 통신사업을 대신 하지 그러느냐"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통신 당국인 방통위가 '중심'을 잡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통신사업자에게 요금 인하의 당위성을 설득해야 할 주체가 방통위인데 최시중 위원장을 비롯한 방통위 공무원들이 인하 방안을 주도하면서 통신사업자나 소비자들에게 일관된 '시그널(신호)'을 주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조만간 발표될 통신비 인하 방안의 핵심은 가입비 및 기본료 인하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업자들은 "가입비와 기본료까지 인하하라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고, 당국으로서는 "가입비와 기본료 인하가 없으면 소비자들이 체감할 만한 대책으로는 다소 부족하다"는 외부의 시선이 부담이다.

조해동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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