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년 세계인구 101억 .. '우울한 예언'은 끝나지 않았다

서경호 2011. 5. 16.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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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경호]

영국 경제학자 토머스 맬서스의 우울한 예언은 여전히 유효했다. 그는 『인구론』에서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나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므로 인구와 식량 사이의 불균형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기근·빈곤·악덕이 생긴다고 했다.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한국은 이미 '맬서스'를 잊은 지 오래다. 하지만 시야를 세계로 넓혀 보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이달 초 유엔이 발표한 공식 인구전망보고서 '세계인구 전망'에 따르면 세계 인구가 올해 말 70억 명, 2050년 93억 명을 돌파하고 2100년에 101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주로 아프리카·아시아·중남미 지역의 출산율이 높게 나타나면서 인구가 급증할 것이란 예상이다.

 특히 2100년에는 나이지리아·탄자니아·콩고민주공화국·우간다·케냐·에티오피아·잠비아·말라위·수단·이집트 등 아프리카 10개국의 인구가 1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됐다.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국가가 이같이 인구대국으로 등장하면서 아프리카가 세계인구의 35%를 차지한다. 반면 세계인구에서 선진국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현재 17.9%에서 2100년에는 13.1%까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아시아도 60%에서 45.4%로, 유럽은 10.6%에서 6.6%로 인구 비중이 줄어든다.

 이 과정에서 인도는 지금의 인구대국 중국을 추월하고 세계 10대 인구대국에 아프리카 국가들이 새롭게 진입한다. < 표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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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을 포함한 저출산 국가는 낮은 출산율과 평균수명 연장으로 인구감소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 인구는 현재 4800만 명에서 2030년 5000만 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2100년 3700만 명까지 감소하면서 고령화 추세가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봤다. 북한은 2040년 260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100년에는 지금과 같은 2400만 명 수준으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 인구가 늘어나는 건 나이지리아·케냐·우간다·가나·필리핀 같은 고출산율 국가의 인구가 2100년에 현재의 12억 명에서 42억 명으로 250% 늘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 국가의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것도 인구 폭발의 원인이다. 세계 전체의 평균 수명은 현재의 68세에서 81세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기획재정부는 고출산율 국가는 인구폭발, 저출산율 국가는 인구 감소와 수명 연장으로 인한 고령화 추세가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앞으로 국제사회의 인구 관련 논의는 후진국의 인구 폭발 대응과 선진국의 고령화 이슈로 양분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2015년까지 세계의 빈곤을 반으로 줄이자는 유엔 주도의 빈국 원조 프로그램인) 새천년개발목표(MDG) 달성이 어려운 상황에서 유엔과 국제개발 금융기구들은 원조를 넘어서 개발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한 국제 협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와 관련, "세계인구가 60억 명을 돌파한 지 12년밖에 안 되는 올해 말에 다시 70억 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은 인구폭발 문제가 21세기에도 결코 해결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이미 식량과 식수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 인구가 2100년에 3배 이상 늘어난다는 것은 끔찍한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세계가 인구계획 장려 프로그램을 새로 시작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에 다다랐다"고 전했다.

서경호 기자 < praxis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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