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무부 "한국, 외환시장 개입" 강력지적..왜?

문주용 2011. 2. 7.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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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대적·다양하게 시장개입" 이례적 보고서"2009년 2월~2010년말 외환개입 규모 860억불 넘어"'원화 저평가' 지적해 '절상 압력' 강화 의도인 듯

[뉴욕= 이데일리 문주용 특파원] 미 재무부가 주요 교역국 외환정책 보고서를 통해 한국 외환 당국이 원화의 유연성을 높이고 시장 개입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외 다른 나라에 대해서는 외환정책 현황을 보고하는 수준인데 반해, 한국에는 주석까지 붙여가며 시장개입을 강하게 해왔다고 압박했기 때문이다.그동안 시장 개입을 공식 확인하지 않는 정부와 한국은행은 올해 원화 절상 압박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미 재무부의 지적에 큰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는 지난 4일 중국, 일본, 한국, 유럽 등 주요 교역국의 경제 및 외환정책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미 의회에 제출했다.

◇美재무부 "한국, 외환시장에 대대적으로, 다양하게 개입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한국에 대해 "외환 당국이 위기 때 외자의 급격한 유출을 경험한 후 외환보유액을 쌓고자 하는 열망에서 시장 개입을 하고 있다."라면서 한국 경제의 회복 강도, 외환보유액의 재구축, 경상수지 흑자 증가 등을 볼 때 "원화의 유연성을 높이고, 시장개입을 줄이는 정책의 여지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미 재무부가 6개월마다 한 번씩 의회에 보고하기로 되어 있는데. 이번에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 일정 등의 이유로 제출이 다소 늦어졌다.

미 재무부의 보고서는 이런 지적 외에도 예년과 다른 이례적인 지적을 담고 있다.

먼저 미 재무부가 중국을 제외하고, 한국에 대해서만 "대대적으로 시장에 개입했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은행이 원화의 변동성을 줄일 목적으로 외환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라면서 특히 "세계 경제위기가 심각했던 시기에 한국에 `대대적으로(heavily)` 개입했다."라고 주장했다.

이 부분 보고서 내용이다.

"한국은 공식적으로 시장 결정 환율제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원화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다. 금융 위기가 한창일 때, 한국은 원화를 지지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개입했다. 한국은행의 개입에도 불구, 2008년 4분기까지 원화는 달러에 대해 45% 절하됐다. 2007년 위기가 최고점이었을 때보다는 실효 환율기준으로 35% 절하됐다.2009년 초 외환시장의 압력이 역전됐다. 다시 자본이 유입되고, 수출이 회복되면서 그때부터는 원화는 강세를 보였다. 이 시기 한국은 반대 방향으로 시장에 개입해왔다. 외화보유액을 쌓고, 원화 절상을 늦추기 위해 원화를 팔고, 외환을 사들였다. 2010년 원화는 달러화에 대해 3.6%, 실효 환율 기준으로는 0.8% 절상됐다"

◇주석까지 붙여 `한국 외환 시장개입` 주장..다른 나라는 언급 안 해

보고서는 여기서 특히 주석까지 붙여가며 한국의 시장개입 형태를 자세히 서술했다.

주석에서 미 재무부는 "원화를 지지하기 위한 한국의 시장개입은 다양한 모습을 띠었다. 한국은 현물시장에 개입했고, 2008년7월에서 2009년2월까지 외화보유액이 570억 달러(전체의 22%)가 줄어들었다. 한국은 또 같은 시기에 순선물포지션을 310억 달러나 줄이기도 했다. 또 신뢰 회복을 위해 2008년10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통화 스와프체계를 체결하기도 했다. 한국의 스와프체계 규모는 180억 달러였지만, 통화 스와프 체결규모를 충분히 활용하지 않았고, 2010년2월 만료됐다."라고 설명을 달았다.

보고서는 또 외환보유액과 관련, 2009년2월 2010억 달러이던 것이 2010년12월 2870억 달러로 늘었으며, 이는 GDP의 29%, 단기외채의 2배에 해당한다면서 "이 시기 한국의 순 개입규모는 외환보유액 순증가액 860억 달러보다도 많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의 선물시장에서의 운용(IMF는 한국은행의 순 매수포지션이 2009년 마이너스 111억 달러에서 2010년12월 524억 달러로 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 연준과의 통화스와프 운용, 한국투자공사(KIC)로 외환보유액 일부가 빠져나간 점 등을 고려할 때 외환시장에 더 많이 개입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미 재무부는 중국 외에 나라에 대해 중앙은행의 시장개입을 이처럼 자세히 평가하지 않았다.

다만 대만에 대해서는 "시장이 급작스런 이유로 중단될 때를 제외하고는 시장이 결정하는 환율제를 시행하고 있다."라면서 "중앙은행이 개입하고 있다."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GDP 증가, 경상수지 증가, 외환보유액 증가 등을 서술하고, 역외선물환시장에서 국내은행이 20% 이상 선물 환 옵션을 보유할 수 없도록 조치를 도입했다면서, 금융감독위원회(FSC)와 중앙은행이 환투기를 막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직전 보고서때도 `시장개입` 언급 없어.. `원화 절상` 압력 강화 의도인 듯

또 미 재무부의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7월 미 의회에 보고했던 직전 보고서와 비교해도, 강도가 상당히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직전 보고서는 한국에 대해 시장 개입이라는 표현이나, 한국의 외환정책에 대한 주문도 일절 담지않았다.

결국 미 재무부의 의도는 이 보고서에서 "2010년 12 월말현재 원화는 내수와 수출의 강한 회복세에도, 2007년 때보다 달러화에 대해 24% 절하되어 있으며, 위기 이전에 실질환율 기준으로 25% 절하됐다."라고 주장하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어 "2010년 IMF의 권고로부터 추정한 데 따르면, 원화의 실효 환율은 저평가되어 있으며, 한국 외환보유액은 위기전보다 230억 달러가 많다."라며 원화 절상을 강하게 압박할 의도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보고서 평가범위를 넘어선 2008년, 2009년 외환 정책까지 거론한 점이 더욱 신빙성을 높이고 있다.

한편 이 보고서를 통해 확인된 미 연준의 달러 실효환율 인덱스 계산 방식에서 한국 원화는 세계 주요 통화 7개, 그 외 이머징 통화 19개 등 전체 26개국 통화중 3.504%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시아권에서 중국, 일본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중국은 17.934%였으며 일본은 8.265%였다. 하지만, 중국 위안화의 비중이 많이 늘어난 2003년이후, 원화는 차츰 낮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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