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한마디에 '우르르' 춤추는 경제정책

김준기 기자 2011. 1. 17.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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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금리·기업상생 등 각부처 '총동원' 충성경쟁정책 순서 바꿔 대책 급조.. 일관성·시장신뢰 상실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이 이명박 대통령의 말에 좌지우지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한마디' 하면 정부 부처가 총동원돼 대책을 짜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정책이 급조되다 보니 재탕·삼탕은 다반사고, 결국은 용두사미로 끝나는 형국이다.

정부는 지난 13일 9개 부처를 동원해 서민물가안정 종합대책을 내놨다. 물가불안이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지만 이 대통령이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물가와의 전쟁'을 언급한 영향이 크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각 부처 입장에서 물가대책은 소관 기업들을 압박하는 불편한 정책이다 보니 대책 마련에 소극적이었는데 대통령 발언 이후 적극적인 협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관심 사항에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관가의 충성경쟁 분위기가 감지된다.

급하게 대책을 모으다 보니 공공요금·농산물·석유제품·전셋값 안정방안 등 상당수는 이미 몇 차례씩 반복된 것들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조직개편까지 하며 '물가안정 책임부서'로의 전환을 선언, 부처의 정체성까지 바꿨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정부가 물가대책을 발표한 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한 것을 놓고도 뒷말이 많다. 정부로부터 독립해야 할 한은이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움직이면서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다는 비판이다.

13일에는 대통령이 기름값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 또다시 관련 부처들이 달려들었다. 지식경제부를 중심으로 한 TF팀이 만들어지면서 석유가격 대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공정위는 정유사들의 불공정 관행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석유제품 가격안정 방안은 이미 이날 발표된 물가종합대책에 모두 포함돼 있었다. 또 기름값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류세는 손대지 않는다는 방침이어서 실효성 있는 새 대책이 나올지도 의문이다.

대통령의 한마디에 정부가 총동원되는 양상은 새삼스럽지 않다. 지난해 7월 말 대통령이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자 경제 부처의 화두는 '대·중소기업 상생'으로 모아졌다. 2개월 뒤 동반성장 대책이 나왔다. 하지만 재계가 반발하면서 강도는 약해졌고 결국 중소기업의 납품단가 단체교섭권 등 근본적 대책이 배제돼 용두사미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시장과 경제주체들에게 혼란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무엇보다 장기적 안목을 갖고 추진해야 할 경제정책이 대통령에게 충성 경쟁하듯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부작용이 예상된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경제학)는 "경제정책은 무엇보다 예측가능해서 시장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며 "대통령의 말에 정책의 방향과 강도가 결정된다면 정부 정책은 일관성과 신뢰를 잃고, 이는 결국 정책의 효율성도 떨어뜨리게 된다"고 말했다.

< 김준기 기자 jkkim@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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