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감기약 동남아 정글지대에서 무더기 발견, 왜?

2010. 11. 2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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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경제부 김학일 기자]

지난 8월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의 한 보관창고에서 우리나라 제약회사의 감기약이 1,300만 정이나 발견됐다. 밀림지대 보관창고에 이렇게 많은 감기약이 무더기로 발견된 이유는 무엇일까.

◈ 이유는 필로폰 제조용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실마리는 바로 감기약에 들어있는 염산슈도르에페드린이라는 물질에 있다. 이 물질이 바로 필로폰(메스암페타민) 제조의 원료이기 때문이다.

당시 캄보디아 당국은 이 감기약을 마약제조용 원료로 추정하고 모두 압수했다. 캄보디아 당국은 이 감기약 일부가 다시 태국과 미얀마 국경 지대(골든트라이앵글 지역)로 옮겨질 예정이었다는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하고 관련 사실을 우리 세관에 통보했다.

이처럼 우리 제약회사의 감기약이 동남아 등에 수출된 뒤 엉뚱하게 필로핀 제조용으로 둔갑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국산 감기약 915만정(183박스)을 전자제품으로 위장해 태국으로 밀수출하려 한 무역업체 대표 A씨와 중간 브로커 B씨를 관세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세관은 "최근 우리나라에서 수출된 감기약이 마약 원료로 사용돼 태국 세관 당국에 적발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국산 감기약 수출 현황을 모니터링해왔다"며 "이런 감시망에 A씨 등이 걸려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물론 감기약이 단순 수출용에 불과하고 마약제조용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감기약을 전자제품으로 품명 변경을 한 것도 태국 수입업자의 요청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필로폰 제조용으로 추정되는 3가지 이유

이에 대해 세관 관계자는 "감기약이 전달될 예정였던 태국 수입업자 O씨는 지난 10월 마약 제조용으로 태국 세관에 압수된 별 건의 감기약 수입업자와 동일 인물"이라며 "올 들어 태국에 수출된 국산 감기약이 잇따라 마약제조용으로 압수되자 국내 업자들에게 수출 방식 변경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4월 국산 감기약 290만정, 7월 630만정, 8월 1,300만정, 9월 960만정, 10월 250만정 등 모두 3,430만정이 태국이나 캄보디아에 수출됐다가 현지 관계 당국에 압수됐다.

세관은 "이들 거래가 은행을 통한 정상거래가 아니라 한결같이 현금거래라는 점, 일부 국산 감기약이 동남아 정글지대에서 발견된다는 점, 태국과 캄보디아 당국이 한국산 일부 감기약에 대해 마약제조용으로 판단하고 감시망을 한다는 점 등에 비춰볼 때, 이번 사례도 마약 제조용 수출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세관 관계자는 다만 "현행법상 일반 의약품을 수출하는 경우 특별한 규제가 없어 누구나 세관에 신고만 하면 수출이 가능하다"며 "이 때문에 이번에 입건된 일당도 마약 관련 혐의가 아니라 관세법 위반으로 입건했다"고 설명했다.

◈ 국제마약조직, 감기약 수출 제한없는 한국 악용

세관은 "국제마약조직이 일반의약품인 감기약의 수출에 제한이 없는 우리나라를 마약 원료물질의 공급지로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칫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마약원료 물질 공급국이라는 오명을 쓸 수 있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세관은 용의선상에 오른 태국의 감기약 수입업자 O씨의 연락처 등 신상 정보를 현지 세관에 통보해 관련 마약조직을 검거하도록 할 계획이다.

감기약 1정에는 염산슈도에페드린 60밀리그램이 함유되어 있고, 이번에 적발된 915만정으로는 필로폰 300킬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kh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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