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재일교포 주주들 왜 반발하나.. 이희건 관련 차명계좌 노출 반감?

2010. 11. 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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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와 재일교포 주주 간 감정의 골이 깊어가고 있다. 양측이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재일교포 주주들은 신한은행이 신상훈 지주 사장을 검찰에 고소한 이후 지주 경영진에 대한 반감을 피력해왔지만 번번이 이사회 표 대결 끝에 묵살 당했다. 재일교포들은 왜 지주 측에 등을 돌리는 것일까. 이면에는 라 전 회장의 차명계좌를 중심으로 한 지주와 재일교포 간 복잡한 거래가 놓여있다.

◇차명계좌의 진실=연봉만 10억여원(지난해 기준)에 달하는 금융권 최고경영자가 탈세목적도, 비자금도 아닌 돈을 차명계좌로 관리한 이유는 이희건 은행 명예회장과 관련이 깊다. 라 전 회장의 징계사안을 넘겨받은 금융위원회의 한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이 명예회장 등 재일교포들은 공항 세관을 따돌리면서 투자자금을 국내로 반입해 신한상호금융(신한은행의 전신)을 세웠다.

그런데 이 명예회장이 일본에서 설립한 한국신용협동조합이 부도가 나면서 신용불량자 신세가 되고 말았다. 신한은행이 이 회장에게 투자수익 등을 송금해도 일본 채권 금융기관이 전부 회수할 것이 뻔한 상황이었다. 이에 신한은행은 경영진 명의의 차명계좌를 제공하고 이 명예회장의 지인들이 이를 관리하면서 '차명계좌' 관행이 시작됐다.

이후 재일교포들은 각종 투자수익금이나 배당금을 다시 이 같은 차명계좌를 통해 경영진에 증여 또는 기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는 금융실명제법이 도입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의 호혜(互惠)가 가능했던 것이다.

재일교포 주주들이 최근 상황에 불같이 화를 낸 것은 이러한 차명계좌관리의 불가피성을 뻔히 아는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신 사장을 고소해 이 문제를 외부로 드러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특히 재일교포들은 라 전 회장이 중징계를 받을 경우 자신의 위치가 흔들릴 것을 우려한 이 행장이 이번 사태의 근원이라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력행사 나선 재일교포=재일교포 주주들은 당장 서울 주요 20개국(G20) 행사 때문에 방한하는 BNP파리바 최고위층과 다음주 중 면담할 예정이다. BNP파리바는 신한지주 지분 6.35%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이며 재일교포들은 약 1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지분을 합할 경우 차기 경영진 선정 과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특히 특별위원회 구성상 재일교포 사외이사들은 과반에 1명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같은 사외이사인 BNP파리바 측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한편 신한은행은 5일 이사회를 열고 이 행장이 재일교포 주주로 받은 5억원의 실체에 대해 실권주 배정을 위한 대가성이 없었다는 감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보고받았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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