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퇴출 '엠씨스퀘어', 영욕의 30년

김동하 기자 2010. 9. 29. 09: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김동하기자]['사채의 늪'…지오엠씨 퇴출, 페인스톱퍼로 '재기'모색]

'엠씨스퀘어'로 신화를 썼던 벤처 1세대 기업 지오엠씨가 결국 상장폐지 실질심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상장폐지됐다. 2000년초 1조4100억원을 넘었던 시가총액은 10년이 지난 2010년 9월 24일 1000분의 1수준인 14억원으로 마감했다. 2010년 반기말 현재 자산총계 341억원, 당좌자산이 130억원에 달하고, 반기 매출 60억5000만원, 영업이익 16억5000만원이라는 버젓한 실적도 올렸지만, 어려울 때 썼던 사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퇴출기업들과 달리 30년 넘게 부부가 경영해온 '벤처 1세대'로 분식회계나 주주들의 고소고발이 없었다는 점에서 원성의 목소리도 높다. 실제 임영현 대표이사는 올해 상반기 16억원이 넘는 영업흑자를 내고도 퇴출된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며 헌법소원까지 불사한다는 계획이다.

◆생체실험으로 일군 '엠씨스퀘어'신화

창업자인 이준욱 전 대표와 부인인 임영현 현 대표가 30년간 함께 경영해 온 지오엠씨의 모태는 1979년 무역업체인 대양합동. 돈피를 임가공한 피혁을 가장 많이 수출했지만 1988년을 기점으로 한국 인건비가 늘면서 경쟁력을 잃었고, 홍수 등 피해가 겹치면서 다른 성장동력을 찾아야했다.

1990년 미국에서 개발된 엠씨스퀘어를 발견, 국산화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두 부부는 당시 20가지가 넘는 엠씨스퀘어의 프로그램 중 엔터테인먼트, 레저 부문을 제외한 '교육'부문에만 집중키로 했다. 임 대표는 매일 쌓이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릴렉스 프로그램과 깊은 수면, 집중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국산화하면 학생들에게 최적의 집중력을 줄 수 있다고 확신했다.

생소한 사업에 진출한 두 부부는 직접 생체실험에 뛰어들었고, 임 대표가 가장 핵심적인 '마루타'역할을 했다. 임 대표는 사용 전후 소변 검사, 피검사로 간단한 피로도 측정도 해보고 집중력 테스트를 위해 무작위로 단어 암기도 해봤다고 한다.

"할 때마다 과정과 결과가 매우 경이로웠습니다. 가족보다 엠씨스퀘어를 더 사랑하게되면서 '엠씨맘'이라는 별명도 얻었죠"

광고비도 없고 브랜드도 없던 두 부부는 직접 새벽 6시20분부터 고등학교 정문을 지키며 학생들을 찾아나섰다. 학교 경비직원에게 쫓겨나는 일도 다반사였다고 한다.

서서히 엠씨스퀘어는 학생들과 학부모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엠씨스퀘어를 팔아 번 돈 중 일부는 '장학금'으로 환원됐다. 장학생들의 성공사례가 늘어나면서 사업은 전국적으로 대박을 냈고, 1997년에는 대양이엔씨로 사명을 바꾸며 증시에 입성했다.

◆IT버블 붕괴로 시작된 시련의 계절

상장 후 IT버블이 닥친 2000년 초반에는 시가총액이 1조4100억원을 웃돌기도 했다. 그러나 버블붕괴는 IT업체인 대양이엔씨에게 생존의 위기로 다가왔고, 설상가상으로 BBK가 설립한 펀드에 80억원을 투자해 손실을 보며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대표는 회사가 입은 투자손실을 개인적으로 떠안았고, 회사와 개인 모두 자금난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더욱이 엠씨스퀘어의 '집중력 향상'에 대한 효용성 논란이 빚어지면서 성장성은 주춤했고, 에너지·자원·바이오·창업투자 등 여러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성과는 미진했다. 엠씨스퀘어를 활용해 PDA, 블루투스, 수면베개 등을 출시했지만, 실적은 단기간에 회복되지 못했다.

2007년에는 미국 ABC방송사가 '엠씨스퀘어'를 특집방송하고, 신성장사업으로 통증치료기인 '페인스톱퍼'에 뛰어들면서 다시 한 번 시장의 기대를 모았다. 지오엠씨와 미국 뉴욕거래소(NYSE) 상장사인 Competitive Technologies(CTT)가 공동추진 중인 페인스톱퍼는 이탈리아에서 개발된 기술을 활용한 의료기기 사업. CTT가 전세계 독점 마케팅권을, 지오엠씨가 독점 공급권을 갖고 있으며 수익은 5:5로 배분한다.

그러나 '페인스토퍼'의 성과도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았다. 진출 3년째인 지난해말부터야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흑자를 냈지만 퇴출을 막지는 못했다.

2010년말 현재 두 부부의 보유지분은 7.5%(512만5283주)로 최종주가는 20원. 2000년초 8000억원을 넘었던 두 부부의 보유지분가치는 10년 후 결국 8000분의 1수준인 약1억원으로 추락했다.

◆사채,경영지배인 할퀴고 간 상처

지오엠씨는 어려울 때 손을 댔던 '사채'와 '경영지배인'이 회사를 할퀴고 간 전형적인 사례. 특히 지난 2009년 사업자금 조달을 위해 빌어다 쓴 사채는 '블랙홀'과 같았다. 사채업자 유모씨를 대상으로 3자배정 방식을 통해 15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지만 증자대금납입과 동시에 다시 돈을 인출해 가는 '가장납입'에 걸려들었고, 회사로 들어온 돈은 30억원에 불과했다.

회사 측은 사채업자와 자금권을 쥔 '경영지배인' 조모씨를 횡령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이들의 횡령은 회사가 거래소의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지오엠씨는 지난해 11월말 코스닥시장본부의 상장폐지 실질심사망에 걸려들었고, 올해 2월5일 퇴출결정을 받았다.

이후 다시 유예기간을 부여받았지만, 검찰이 묻혀 있던 창업주 이 전 대표의 2년전 횡령혐의를 인지수사하면서는 사태는 악화됐다. 결국 이 전 대표는 구속됐고, 부인인 임 대표이사가 홀로 경영을 책임졌지만 2010년 9월 결국 상장이 폐지됐다.

◆눈물겨운 주주…경영진, 사업 계속한다

지오엠씨는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기업들 중 유일하게 흑자를 냈지만, 유일하게 상폐됐다. 반기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오자 상장유지를 기대했던 경영진과 소액주주들은 '납득할 만한 객관적 상폐기준이 없다'며 법원에 이의를 신청했다.

이미 정리매매가 끝나 증시에서 완전히 퇴출됐지만 임 대표는 사업부문에서는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엠씨스퀘어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탑재되며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고, 페인스톱퍼는 이미 지난해말부터 돈을 벌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임 대표는 "페인스톱퍼는 지난해 2월 새로운 통증치료 기술로 미국 FDA 허가를 받았고, 2008년 6월에는 유럽인증(CE)도 받아 상용화에 성공했다"며 "올해 미국 연방정부 및 미국방성산하 의료기관에서 구매품목 선정완료되면서 1500여개 미군병원으로 납품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기사]☞ 130억짜리 땅을 단돈 2000만원 매각, 제정신?

휠라코리아 주주 대박…공모가比 96% ↑

베르나의 변신, 500마력 레이싱카로 탄생

[특징주]휠라코리아 상장 첫날 공모가 '2배'

슈퍼카 람보르기니 한정판 모델 공개, 역시 명품!

▶ (머니마켓) 성공투자의 지름길 '오늘의 추천주'

▶ (머니마켓) 오늘의 증권정보 '상승포착! 특징주!'

▶ (머니마켓) 휴대폰으로 받는 특별한 투자 코치! '모바일익스프레스'

머니투데이 김동하기자 max@

<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