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인터넷 시대는 웹 시대보다 시장 커질 것"

김진령 jy@sisapress.com 2010. 3. 1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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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박은숙

김범수 아이위랩 사장은 국내에서 몇 안 되는 벤처 붐 시대의 성공 모델로 꼽힌다. 그가 1998년 창업한 회사 한게임은 인터넷을 통해 고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공전의 히트를 했다. 당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사이트였던 한게임은 3~4위권이던 인터넷 포털 네이버와 합병하면서 국내 인터넷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성공한 벤처사업가 김범수씨는 지난 2007년 NHN 대표이사직에서 급작스레 물러났다. 2009년까지 NHN 고문으로 있던 그는 NHN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고, 지난 2월 아이위랩이라는 모바일인터넷 회사를 차려 경영 일선에 컴백했다. 그를 만나 새 사업에 대해 들어보았다.

왜 NHN을 떠났나?

딱 10년 동안 쉬지 않고 일했다. 휴식도 갖고 싶었고 새로운 것도 해보고 싶었다. 먼저 미국으로 가 있던 가족 곁으로 갔다.

미국에서는 2년 동안 무엇을 했나?

너무 이른 나이에 성공했다. 내가 상상한 것 이상의 성공을 했고 돈을 벌었다. 그러면서 길을 잃었다. 동기 부여가 안 되었다. 인생 1막을 정리하고 인생 2막을 시작하고 싶었다. 쉬면서 내 내면을 응시했다. 내면 깊숙이 들어가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가치 있다고 보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보지 못했던 삶의 다양함에 관심을 기울였다.

성격이 내성적인 편인가?

예전 네이버 시절에 정신과 의사가 주의를 주었다. 나는 태어나서 한 번 싸운 적도 없고, 화를 낸 적도 없다. 의사가 나에게 '감정의 기복이 너무 작다. 나중에 잘못되면 감정 마비가 올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정말 화를 낸 적이 한 번도 없나?

미국 생활 초기에 아이들한테 화가 목젖까지 올라온 적이 있었다. 아이들이나 나나 서로 낯설어했다. 아이들 성장기에 나는 너무 무심했다. 그래서 엄청나게 노력했다. 아이들과 소통하는 데 1년이 걸렸다. 지금은 친구처럼 지낸다. 지난해 6월 모두 함께 귀국했다.

가족들이 모였을 때는 무엇을 하면서 노나?

우리 식구 네 명은 주말에 함께 모여 스타크래프트를 하러 PC방에 간다. 내 인생의 최대 도박은 한게임 창업이었다. 그때 지인들에게 2억원 정도를 빌려 한양대 앞에 국내 최대의 PC방을 열고 자본금 5천만원짜리 한게임을 차렸다. 한게임 개발실은 그 PC방 한쪽에 있었다. 나는 낮에 나와서 일하고 게임을 개발했다. 집사람은 밤에 나와서 PC방을 지켰다. 그때 집사람이 스타크래프트를 배웠고, 아이들도 나중에 배웠다. 지금은 아들이 제일 잘하고 나나 아내, 딸의 실력은 비슷하다.

왜 지금 다시 사업에 뛰어들었나?

10년 전의 그 느낌이 찾아왔다. 유니텔에서 일하면서 인터넷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의 그 느낌이 다시 반복되는 상황이다. 당시 PC통신 사업은 5백억원 이상의 대형 투자가 필요해 대기업만이 가능한 사업이었다. 자본력이 딸린 개발자들은 PC통신의 콘텐츠 공급자(CP)로만 참여가 가능했다. 하지만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서버만 있으면 창업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그렇게 인터넷 시대가 열렸고, 벤처 붐이 시작되었다.

언제부터 사업을 준비했나?

그동안 웹 쪽으로 준비팀을 꾸준히 운영해왔다. 올 초에 모바일인터넷 쪽에 전념하기로 완전히 방향을 정했다.

모바일인터넷이 왜 매력적인가.

PC통신 시절의 강자가 인터넷 시대에 강자가 되었나? 기존의 강자가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계속 승자가 되지 못한다. 지금까지의 통신 기기는, TV가 되었건 전화가 되었건 일상생활에서 대부분 떨어져서 생활했다. 하지만 휴대전화는 하루 24시간 동행하는 물건이다. 모바일인터넷 시대에는 웹 시대보다 시장이 10배 이상 커질 것이다.

모바일인터넷 시대에는 어느 분야가 유망할까?

유선인터넷 시대에 컴퓨터는 정보 기기였다. 정보 검색이 가장 큰 시장이었다. 모바일인터넷 시대에 스마트폰은 통신 기기이다. 전화와 단문 메시지를 뛰어넘는 다양한 소통 수단이 등장할 것이다.

콘텐츠 유료화는 가능성이 있나?

가령 < 골프장 주변 맛집 > 이라는 책을 샀다면 사무실이나 집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골프장에 갔을 때이다. 이것이 모바일 북으로 들어와 콘텐츠를 보면서 전화번호를 확인해 바로 전화를 할 수 있다면 사람들이 이런 콘텐츠를 사지 않을 이유가 없다. 모바일 북은 책 이상의 기능을 제공할 것이다.

어떤 사업을 하고 있나?

지인과의 소통 수단으로 '카카오 아지트'라는 서비스를 하고 있고, 휴대전화 단말기에 저장된 각 개인의 전화번호부를 이용한 모바일 메신저 개념의 카카오 토크와 일종의 트위터 서비스인 카카오 나우를 서비스할 예정이다. 모두 모바일로만 서비스한다.

이런 사업이 수익성이 있나?

일단은 모바일만의 성격을 강하게 드러내는 사업을 시작한 단계이다. 지금은 사용자를 확보하는 단계이다. 또, 유료 콘텐츠를 개발 중이기에 지금 수익성을 논하기는 이르다.

모바일인터넷에서도 광고 시장이 제일 클까?

광고보다는 콘텐츠 시장이 더 클 것이다. 왜 그런가?

예전에는 콘텐츠를 팔 방법이 없어서 광고에 의존했다. 그래서 검색 광고 시장이 커졌다. 하지만 모바일에서는 콘텐츠 자체를 팔게 될 것이다.

성공할 것 같나?

성공한다고 믿고 일하고 있다. 지금이 제2의 벤처 붐인가?

모바일 사업을 준비하는 팀은 굉장히 많다. 이동통신사에 CP를 하던 사업자나 웹 개발자들이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가 줄줄이 몰리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 안드로이드폰이나 아이폰이 국내에서 3백만대 정도 팔리면 시장이 폭발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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