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투성이' 기름값, 정부의 딜레마는?

2009. 9. 2.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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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경제부 이용문 기자]

주유소에서 팔리는 휘발유값 가운데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유류세 인하압박이 심해지고 있지만 정부로서는 세금문제를 섣불리 손대지 못하고 있다.

세금을 크게 내리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조금만 내리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인하효과는 적은 대신 세수감소효과만 커지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던 '08년 4월 국내 주유소에서 팔린 휘발유 값은 ℓ당 평균 1,670.3원 이었다. 이때 우리나라 원유 도입의 기준이 되는 중동산 두바이유의 가격은 배럴당 103.6 달러였다. 또 정부의 유류세 10% 인하로 휘발유에 붙는 세금은 809.6원이었다.

그런데 '09년 8월 현재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80.3 달러로 31.1%가 하락했지만 휘발유의 주유소 평균가격은 ℓ당 1,667.1원으로 두바이유 가격이 100달러를 넘었던 지난해 4월과 거의 차이가 없다.

휘발유에 붙는 세금이 890.9원으로 인상된 것이 주된 이유로 분석된다. 정부가 지난해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서민생활 안정대책의 일환으로 10% 내렸던 유류세를 올 1월부터 환원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08년 4월 세금이 휘발유의 주유소 판매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4%에서 올 8월에는 53.4%로 상승했다.

물론 주유소 휘발유값 상승에는 원 달러 환율의 변동과 국제 휘발유 가격의 움직임도 함께 작용하고 있다. '08년 4월 원달러 환율은 997.1원이었지만 올 8월에는 1257.1원으로 25.6%나 올랐다.

우리나라의 기름값은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국제 휘발유 값 등 다양한 변수들을 감안해 계산되는데 국제휘발유 값은 '08년 4월 배럴당 109.3 달러에서 80.3 달러로 26.5%가 내렸다.

원달러 환율은 국내 기름값을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고 국제 휘발유 값은 국내 휘발유 값을 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런데 이 두가지 요인들은 우리나라가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들이기 때문에 정부가 다룰 수 있는 유류세를 다시 내려야 하는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소비자들 사이에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에너지경제연구원 이문배 박사는 "장기적으로 에너지 세제를 재편할 때라면 몰라도 지금 단계에서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손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처럼 유류세를 10% 정도 인하한다고 하더라도 휘발유의 경우 ℓ당 80원 정도의 인하효과가 생길 수 있는데 현재 ℓ 당 1,700원 선인 휘발유 값에서 이 정도를 내린다고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인하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또 유류세를 인하할 경우 유류세로 거둬들이는 전체 세수 24조원 가운데 2조원 이상의 세수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 재정지출 증가에 따라 내년부터 세수를 늘려야 하는 정부로서는 채택하기 힘든 대안이라는 것이다.

반면 서강대 이덕환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유류세를 하향 재편해야 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부가가치세 인상분 만큼이라도 유류세를 낮춰 서민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기름값 대비 세금비중은 OECD 국가 가운데 20위 수준으로 낮은 편"이라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초반인 현재로서 유류세에 손댈 때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휘발유에 붙는 세금은 정부입장에서는 세수라는 측면도 있지만 이를 통해 에너지 소비절약을 유도하는 기능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로서는 국내에서 팔리는 휘발유 값이 지난해 국제유가 상승기와 비슷한 ℓ 당 1,700원 선까지 치솟으면서 유류세 인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세수감소 효과와 인하때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효과 등 복잡한 요인이 작용하고 있어 섣불리 손대기도 어려운 지경에 처해 있다.mun8510@cbs.co.kr

부산 주유소 기름값, 올들어 최고치 기름값 뛰었어도 소형차 안팔린다 시간대별 차등 요금…익산 일부 주유소 '얌체 상술'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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