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벌고, 빚은 늘고' 기업들 초라한 성적표
[한겨레] 2분기 1512개기업 경영분석 결과
매출 4%↓ 부채비율은 12.4%P↑
'못 벌고, 덜 남기고, 빚은 늘고…'.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성적표다.
한국은행이 상장·등록법인 1512곳의 실적을 분석해 1일 발표한 '2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 자료를 보면, 조사대상 기업의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에 견줘 4.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0.6%)보다 감소폭이 더 커진 것으로, 지난 2003년 3분기(-6.3%) 이후 5년9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제조업체(1050곳)만을 따로 추리면 감소폭이 5.5%로 더 컸다. 1분기 중 매출액이 4.9% 늘었던 비제조업의 경우 2분기(-1.2%)엔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매출액이 줄어들면서 수익성도 나빠졌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을 뜻하는 매출액 영업이익률의 경우 2분기 중 5.7%로 지난해 같은 기간(7.6%)보다 1.9%포인트 낮아졌다. 국내 기업들이 1000원어치를 내다팔아 실제로 손에 쥔 돈은 지난해 같은 기간(76원)보다 19원 줄어든 57원에 그쳤다는 얘기다. 다만 지난 1분기(4.7%)보다는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1%포인트 늘어나 국내기업들이 극심한 경기침체의 영향에서는 조금씩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제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6.6%)은 전체 평균치를 조금 웃돌았다.
수익성이 악화된 탓에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 등 금융비용을 부담하는 능력은 크게 낮아졌다. 2분기 중 제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526.9%로 지난해 같은 기간(1005.8%)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자보상비율이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그만큼 이자를 갚는 능력이 줄어들었음을 뜻한다.
기업들이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꿔온 빚은 1년 새 더 늘어났다. 2분기말 현재 국내기업의 자기자본 대비 부채 규모를 나타내는 부채비율은 108.8%로 지난해 2분기 말(96.4%)보다 12.4%포인트 늘어났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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