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카세트 대명사로 불리는 소니의
워크맨(walkman)이 내달 1일로 탄생 30돌을 맞는다. 그러나 본사 차원에서도 조촐히 기념식 조차 없을 정도로 위상은 달라졌다. 심지어 소니 그룹은 워크맨이라는 브랜드 사용 여부를 고민하고 있어 존폐 기로에 놓여있다.
'워크맨'은 1979년 세계 최초 390g짜리 카세트플레이어로 첫선을 보인 이래, 전 세계적으로 4억대 가량이 판매됐다.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카세트테이프형 일부가 어학용으로 양산되고 있다.
소니 창업자인
모리타 아키오 전 회장의 아이디어가 단초가 됐다. 1호인 'TPS-L2'은 기자들이 주로 쓰던 손바닥만한 녹음기를 원형모델로 삼고, 여기에 음악 재생 기능을 넣는 식으로 만들어졌다. 결과는 가히 폭발적. '다니면서 들을 수 있는' 새로운 음악 문화를 형성하며 연간 1억대 규모의 휴대용 음악재생기기 시장을 일구는 토대가 됐다. 또 CD플레이어, 미니디스크(MD) 플레이어를 차례로 나오며 소니의 간판 브랜드이자, 일본의 대표 브랜드로 군림해왔다.
위기는 10년전 국내중소업체들이 MP3플레이어 시장을 열면서 시작됐다.
특히 2001년 애플의 '아이팟(iPod)' 직격탄을 맞아 판매량 급감,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오디오 부문(워크맨 브랜드 관련) 매출은 4539억원으로 지난 10년 전 대비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소니워크맨 브랜드의 세계 휴대용 디지털 음악 플레이어 시장 점유율(지난해 기준)은 7% 수준이다.
워크맨이 난항을 거듭하자, 안팎에서 '아날로그' 이미지가 강한 브랜드 자체를 버리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더욱이 초기 워크맨에 열광했던 이용자가 모두 40~50대 중년층에 접어든 만큼, 과거 명성이 무의미하다는 분석이다. 소니는
웨어러블 스타일의 'W 시리즈'와 자사 최초의 풀터치 방식 모델인 'X 시리즈' 등을 앞세워 재기를 노리고 있다.
또 애플 진영에 맞서기 위해 휴대폰과 게임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제품 개발에도 착수했다. 이르면 내달 프로젝트 팀을 구성하고, 휴대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과
소니에릭슨 휴대폰의 기능을 결합한 '게임 휴대폰'을 내놓을 계획이다.
소니 코리아 관계자는 "워크맨 브랜드를 가지고 가야할지 말아야 할지를 놓고 본사에서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소음제거 기술 등 30년 동안 축적된 사운드 기술력은 경쟁사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김민현 기자/kie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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