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패닉] '달러 팔자' 실종.."IMF때 비슷"

입력 2008. 9. 29. 18:14 수정 2008. 9. 2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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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銀 외환딜링룸 스케치매입 주문만 빗발 수급붕괴…거래없이 폭등장세 연출매수 호가 치솟으며 개장 2시간만에 40원가까이 급등하루 외환 거래량 리먼 사태전 반토막 수준인 50억弗

29일 시중은행의 외환딜링룸은 10여년 전 IMF 외환위기 때와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물론 외환부족 사태로 촉발됐던 IMF와 본질은 달랐다. 하지만 달러 매입 주문은 쏟아지는 데 반해 '팔자' 세력은 자취를 감추면서 거래 없이 폭등 장세가 연출된 것은 IMF 때와 똑같았다.

환율폭등 움직임은 오전9시 외환시장 개장 직전부터 간파됐다. 개장 전 시장 평균환율을 결정하는 마켓에버리지레이트(MAR) 시장에서 수출보험공사가 환변동보험에 대한 헤지 차원으로 보이는 5억달러의 매수 주문을 냈지만 시장이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평소 같으면 수출기업이나 금융권에서 매수물량을 받아줬지만 달러 팔자세력이 사라지면서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 MAR에서 이런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며 시장 참가자들에게 외환시장의 수급이 붕괴됐다는 시그널을 던졌다.

김기백 외환은행 외환딜러는 "MAR 시장의 수급이 불안해지자 물량을 내놓으려던 수출기업 등이 일제히 개장 때부터 물량을 거둬들이면서 사자세력만 남았고 시장은 이렇다 할 거래 없이 폭등장세를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개장 때부터 상승하기 시작한 환율은 매수호가만 계속 올라가며 2시간여 만에 40원 가까이 폭등한 달러당 1,190원을 넘어섰고 급기야 오후2시를 지나자 1,200원선을 돌파했다. 환율이 개장 후 폭등세를 보이자 달러화 매수를 원하는 기업들의 주문전화가 빗발쳤고 딜러들도 거래체결을 위해 전화주문을 넣느라 고함을 질러야 했다.

외환딜러들은 거래량이 줄어드는 점심시간 때 환율이 급등하는 장세가 반복되자 아예 사무실에서 점심을 도시락으로 때웠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지난 7월만 해도 1,000원대이던 환율이 두 달 남짓 사이 200원 가까이 상승하는 등 시장이 요동치자 한시도 자리를 뜰 수가 없다"고 말했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만 해도 100억달러에 달했던 하루 외환거래량은 50억달러로 절반 이하까지 줄었다. 달러 사자세력이 없어지면서 거래 없이 호가만 오르거나 미미한 매수주문에도 환율이 급등하는 장세를 연출했다. 시중은행 딜러는 "평소 100만달러 매수주문을 내면 10전 정도 영향을 미치거나 변동이 없거나 했는데 지금은 2원 이상 올라가며 20배 이상 환율을 끌어올리는 비정상적인 장세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병관

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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