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간부들 부하직원 죽음 앞에서 희희낙락
[머니투데이 광주=박진수기자][고 박경조 경위 영안실 연신 폭소… 비난 목소리 쏟아져]
목포해양결찰서 소속 간부들이 불법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을 검문하려다 숨진 고 박경조 경위의 빈소가 차려진 영안실 앞에서 연신 폭소를 터트리며 웃음을 참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28일 오후 4시30분경 반임수 목포해양경찰서장을 비롯해 간부(7∼8명) 등이 우리나라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을 검문하다 실종돼 숨진 채 발견된 故 박경조(48)경사의 시신이 안치된 목포한국병원 영안실 앞에서 큰소리로 연신 폭소를 터트리며 웃고 있었다.
이날 오전부터 많은 추모객이 찾아오고 국민 모두가 박 경위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는데 정작 직속상관들은 부하직원이 임무수행을 위해 사투를 벌이다 순직한 영안실 앞에서 희희낙락 웃고 있었다.
유족들의 슬픔을 위로하기 위해 각 기관과 단체 등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수많은 조화가 쌓여 있는 그 현장에서 반 서장이 과거 외국에서 겪었던 경험담을 이야기하며 큰 소리로 웃으면 간부들이 따라 웃었다는 것이다.
이러기를 수차례, 보다 못한 모 언론사 김모 기자가 이를 지적하자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목포시에 사는 김경자(가명, 42)씨는 "직속상관으로서 하늘이 무너지는 큰 슬픔으로 오열하는 유족들 앞에서 어떻게 큰소리로 웃을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화를 삭이지 못했다.
영안실이 있는 한국병원에서 만난 이승재(가명, 39)씨는 "임무수행하다 순직한 고 박 경위의 사명감과 유가족들의 슬픔을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벌써 잊어버린 것인지 묻고 싶다"고 분노했다.
이처럼 많은 참배객들이 오가는 영안실 앞에서 신중하지 못한 처신을 한 목포해경 간부들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목포해양경찰측은 "영결식 문제로 바빠 정확한 사실 파악을 하지 못했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고 박경조 경위의 영결식이 29일 오전 전남 목포 해양경찰서에서 거행됐다.
영결식에는 유족과 각급 기관장 등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고 고인에게는 1계급 진급과 옥조근조훈장이 추서됐다.
박 경위의 시신은 화장돼 오는 30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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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박진수기자 bj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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