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융위기 '불' 안 꺼지면.. 한국도 자산가치 폭락 위험

2008. 9. 1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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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전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년6개월 전 발생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후유증이 금융과 실물분야까지 광범위하게 파장을 미치고 있다. 대출의 대다수가 부동산과 깊이 관련돼 있기 때문에 금융자산 가치 하락은 부동산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발 금융불안이 확산되면 우리 경제는 자산가치 하락→은행부실→가계부담 증가→기업투자 위축과 부도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자산가치 하락,우려되는 부도 도미노=미국 금융위기의 진앙지는 바로 주택담보대출이다. 국내 금융회사의 리먼브러더스 파생상품 투자액은 67조원에 이르며 이 중 상당액은 부동산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우리 부동산 시장도 시한폭탄이다. 이미 아파트 등 부동산 가격의 하락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서울 강남의 경매 물건 낙찰률도 70% 안팎으로 떨어졌다. 지난 8일 서울 동부지법에 나온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전용면적 158.7㎡)의 감정가는 16억원이었지만 6억원가량 낮은 10억2550만원에 팔렸다. 분당 정자동 아이파크(158.1㎡)는 감정가 17억원의 67%인 11억3700만원에 낙찰됐다.

특히 부동산 담보대출이 주를 이루는 가계대출의 증가세는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498조8224억원이다. 9월 현재 500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7월말 현재 231조8901억원으로 한 달간 증가액은 2006년 12월(3조1000억원) 이후 최대규모인 2조4130억원이었다. 자금경색 우려 속에 채권금리가 치솟으면서 여기에 연동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월에 6.92%로 지난해 7월(6.24%)보다 0.68%포인트 높아졌다. 결국 금리부담을 이기지 못할 경우 부동산 매물이 쏟아질 수 있으며 이는 가격하락과 더불어 내수에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

◇돈줄 말라가는 기업=미국 금융위기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은행들이 돈줄을 조임에 따라 기업들은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8월말 현재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397조1000억원으로 전월보다 증가폭이 3조7000억원 줄었다. 기업의 자금마련이 어려워지면 고용과 투자가 줄고 은행연체율이 높아져 은행들도 부실해지게 된다. 실제 건설업계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경우 건설경기 침체로 부실규모가 12조원 가량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환율변동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선택했던 통화옵션상품 '키코'에 발목잡힌 중소기업의 경우 자금난까지 겪는 이중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6월말 현재 키코에 따른 피해규모는 75억달러에 이른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글로벌 경제체제로 인해 미국의 금융위기가 우리 경제 전반에 막대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며 "이럴수록 정부가 위기에 대한 정보를 가감없이 공개하고 치밀한 대응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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