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외환위기- 현재 경제상황 유사점과 차이점

2008. 9. 3.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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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폭등세를 보이고, 코스피지수도 급락세를 이어가면서 금융시장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우리나라의 외환유동성이 악화되면서 경제주체들 사이에서 '제2의 외환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우리 경제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외신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경제상황은 1997년 외환위기 때와는 다르다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2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국회 경제정책포럼'이 개최한 조찬 세미나에서 "우리 경제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97년과 같은 상황은 아니라는 게 지금까지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외환위기 때와의 유사점=현재의 경제 상황은 97년 외환위기 당시와 흡사한 측면이 있다. 우선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정하다. 97년에는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한 외환위기 여파로 해외 은행들이 우리나라 기업이나 은행에 대한 대출을 중단하거나 대출의 만기 연장을 거부하면서 자본의 급격한 해외유출이 발생했다. 현재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촉발된 신용경색으로 선진국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과 채권 매도에 나서면서 해외유출이 발생하고 있다.

외환보유액이 넉넉지 못한 것도 외환위기 당시와 비슷하다. 외환보유액은 7월에 이어 8월에도 큰 폭으로 감소하며 두 달간 150억달러가 줄었다.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외환당국이 환율을 떨어뜨리기 위해 지난 2개월간 200억달러 이상을 외환시장에 쏟아부은 탓이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하는 적정 외환보유액(신흥 경제국의 경우 9개월간 수입을 감당할 수 있는 외환보유액) 3200억달러를 밑돌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금호 아시아나와 두산 그룹 등 대기업들의 유동성 위기도 외환위기 당시 자금난을 겪던 대우그룹과 기아자동차의 악몽을 떠오르게 한다.

◇다른 점도 많아=외환위기 당시와 현재의 경제 상황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기업들의 재무 상태가 과거에 비해 매우 튼실하다. 외환위기 당시 400%에 이르던 기업 부채비율은 현재 100% 수준이다. 일부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기업의 연쇄 도산으로 인해 대형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했던 외환위기 때와는 상황 자체가 다르다.

우리나라의 단기외채도 97년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대외채무 중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외채는 6월 말 현재 1756억5000만달러, 1년 내에 갚아야 하는 유동외채(단기외채와 만기가 1년 안에 돌아오는 장기외채를 더한 수치)는 2223억2000만달러에 이른다. 8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2432억달러로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 외채의 비중은 72%이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단기외채가 637억달러로 외환보유액(204억달러)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오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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