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아끼자" 셀프주유소 인기

2008. 7. 16.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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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리터당 50원 저렴…"트럭운전자·주부 즐겨 찾아"

업체 음성안내 등 고객서비스…매출 크게 늘어

경기도 시흥에 있는 ㄷ주유소에는 요즘 하루에만 1200여명의 손님이 찾는다. 지난해보다 갑절이나 늘어난 수치다. 이 주유소는 주유원을 따로 두지 않고 고객이 직접 기름을 넣는 이른바 '셀프주유소'다.

이 주유소는 지난해 4월 셀프주유소로 전환하면서 20여명이던 직원 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판촉도 대부분 없앴다. 이렇게 해서 기름값을 인근 주유소보다 리터당 30~50원 가량 싸게 했다. 이후 조금씩 늘던 매출이 고유가가 본격화된 올 2월 이후에는 20% 가량 급증했다. 서울 관악구에 있는 ㄴ주유소도 올 초 셀프주유소로 바꾼 뒤 30%의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고전을 면치 못하던 셀프주유소가 리터당 2000원 안팎에 이르는 기름값 덕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현재 국내 셀프주유소는 모두 49곳이다. 지난해 6월 이후 지에스칼텍스는 18곳에서 28곳으로, 에스케이에너지는 9곳에서 11곳, 에스-오일과 현대오일뱅크도 각각 3곳에서 5곳으로 차츰 늘어나는 추세다.

셀프주유소의 휘발유값은 통상 보통주유소보다 리터당 50원 정도가 싸다. 한번에 50리터를 넣을 경우 2500원을 아낄 수 있다. 보통 자가운전자의 경우 한달에 1만원 안팎을 절약하는 정도지만, 워낙 기름값이 높다보니 조금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는 운전자들의 발걸음이 셀프주유소로 이어지고 있다. ㄷ주유소 김승진 부장은 "특히 차량 이용이 많은 트럭 운전자들이나 가격에 민감한 주부들의 이용이 잦다"고 말했다. 셀프주유소만을 찾는다는 경기도 일산에 사는 김아무개(49)씨는 "기름값이 싼 이유도 있지만 가끔 주유소 직원들이 기름 탱크가 넘치게 기름을 넣거나, 정량을 채우지 않는다는 불신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셀프주유소는 이용의 불편을 줄이고자 전용주유기를 갖추고 은행 현금인출기처럼 엘이디 화면을 통해 음성안내를 하고 있다. 또 고객 안전과 친환경을 강조하며 손에 기름이 묻는 것을 막고 기름 냄새를 없애는 유증기 회수장치 등을 설치해 손님을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채 1%도 안 되는 보급률에서 보듯 셀프주유소가 대세를 이루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걸림돌은 설치비용이다. 셀프주유기 한대당 가격은 2500만원으로 일반주유기보다 1000만원 가량이 더 비싸다. 주유기가 차지하는 면적도 일반주유기보다 2배 가량 넓다.

정상필 한국주유소협회 기획팀장은 "공간·비용 문제 외에도 손님이 직접 기름을 넣을 경우, 주유원들보다 두배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것도 도심에 셀프주유소가 들어서는 걸 어렵게 한다"면서도 "전용주유기도 없을 정도로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도입됐던 99년과는 상황이 바뀌어 앞으로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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