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홍수.. 대한민국은 '세일중'

김민진|김대섭|이광호 입력 2008. 7. 14. 11:31 수정 2008. 7. 15.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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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세일중이다. 중소기업을 비롯해 생계형 기반인 식당은 물론 부동산 중개업소, 주유소, 저축은행까지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건설시장에서도 소규모 자영업 형태로 운영되는 펌프카, 화물 트럭 등 건설기계장비 매물이 크게 늘었다. 아파트의 경우 버블 세븐지역에서의 투매현상도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다.

◇ 공장, 주유소 매물 급증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 남동공단과 안산 반월, 시화 공단 등의 중소 제조업체들이 공장 매물 전문 부동산에 처분을 의뢰하는 물건들이 크게 늘었다. 법원 경매도 동반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남동공단내에는 '파산, 매각, 회생'을 상담해준다는 변호사들의 홍보물도 곳곳에 눈띨 정도다.

경기 안산 시화공단 인근의 A부동산 대표는 "올 들어 공장 매물이 20~30% 가량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그는 "국제유가를 포함한 원자재가 고공행진에 고물가, 내수부진 심화로 빚더미에 앉은 업체들이 계속 늘고 있어 폐업과 함께 공장 매물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적자 경영에 따른 부도 또는 자진폐업의 중소기업들은 한 푼이라도 투자금 회수를 위해 생산설비를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두 달 동안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유휴설비 거래사이트 '파인드 머신'(www.findmachine.or.kr)에 나온 매물은 총 212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922건보다 202건이나 증가했다.

공장뿐만 아니다. 주유소 쪽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전국 주유소 가운데 폐업을 결정한 주유소는 총 53곳에 이른다. 지난 1월 24곳이 폐업한 것과 비교할 때 2배 이상이 증가한 수치다. 휴업을 결정한 곳도 259곳이나 된다.

◇ 저축은행마저 매각

=최근 매각을 추진중인 저축은행들도 늘었다.  최근 매각작업이 예정돼 있는 곳은 예한울저축은행으로 예금보험공사가 현재 영업정지된 경북저축은행을 매각하기 위해 설립한 가교은행이다.

지난 5월에는 영업정지된 분당저축은행이 경영정상화를 하지 못해 예한울저축은행이 흡수했으며, 전북에 위치한 현대저축은행도 경영정상화를 시키지 못해 예한울저축은행으로 묶여질 전망이다.

예보는 매물실사를 마친 뒤 빠르면 이달말, 늦어도 다음달 안으로 매각공고를 실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예아름저축은행의 사례처럼 3개 저축은행을 묶는 대형 매물이 탄생할 것으로 M&A 업계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M&A 업계 한 관계자는 "웅진을 비롯해 수신기능을 필요로 했던 골든브릿지증권 등 3개사가 이미 군침을 흘리고 있다"며 "매머드급 저축은행 탄생을 놓고 업계간 소리없는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상가,아파트 이어 건설장비도 투매

=식당, 중개업소, 주유소 등의 상가 매물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최근 한국음식업중앙회에 따르면 전국의 음식점 40만여개 중 올들어 5월에 4700여개를 포함해 1~5월 동안 2만6000여개가 장사를 포기했고, 7만6000여개 업소는 휴업 중이다. 슈퍼마켓도 한 달에 400개 이상이 폐업했다고 수퍼마켓조합연합회측이 밝힌 바 있다.

결국 식당과 슈퍼마켓의 경우 매월 4000~5000개 이상 점포가 문을 닫고 매물로 쏟아지고 있고, 다시 생계유지형 창업자의 신규점포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는 셈이다.

건설경기 침체 및 고유가 등으로 건설기계장비 매물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성남 등 수도권 지역 곳곳에는 지난달보다 최고 20% 이상 가격을 낮춘 중고 펌프카나 화물트럭이 시장에 널려 있다.

주택시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경기 분당, 용인, 과천, 강남 등 주택시장에는 최고 5억원 이상 떨어진 급매물이 이미 적체현상을 보인지 꽤 됐다.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약세가 내년 초반까지 이어질 것"이라면서 "수요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어 단숨에 회복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게다가 대형 상권의 상가 공실률도 높아지고 경기불황 여파로 권리금 하락세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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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nomy.co.kr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nomy.co.kr이광호 기자 kwang@asiaeconomy.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nomy.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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