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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인플레 굴복..금리인상 8∼9월 결행?>(종합2보)

연합뉴스 | 입력 2008.07.10 17:43 | 수정 2008.07.10 17:48 | 누가 봤을까? 40대 여성, 충청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이준서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일 심각한 물가불안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금리를 올릴 경우 경기가 더욱 빠르게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물가 불안의 핵심인 국제유가 동향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금리동결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통위는 올해 안으로 금리 인상을 결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성태 한은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이에 따라 오는 8월이후 금리를 1∼2차례 올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 기준금리 왜 동결했나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의 예측대로다.

금통위는 ▲ 금리를 인하할 경우 내려가는 경기를 더욱 짓누를 위험이 있고 ▲ 환율안정, 대출억제 등 정부와 한은의 물가안정 조치에 대한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 여전히 국제유가가 어떻게 될지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경기는 예상보다 빠르고 깊게 추락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로 확산할 수 있다. 9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4.09포인트(0.92%) 내린 1,519.38로 장을 마감, 1,500선 붕괴 초읽기가 시작됐다. 정부가 본격적인 개입을 시작한 외환시장은 10일 오전에 원.달러 환율이 1,000선 아래로 내려오는 등 불안정한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버블(거품)이 붕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 경제주체들의 체감 경기는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한은이 최근 내놓은 `6월 기업경기 조사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의 채산성 BSI는 68로 1998년 3.4분기의 53 이후 가장 낮았다.

금리를 올리면 서민층과 중소기업들이 대출이자 부담에 몰린다는 점도 이번 동결 결정에 반영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소기업 연체율은 지난 6월 말 현재 1.14%로 작년 말에 비해 0.14%포인트 상승했다.

최근의 인플레이션이 총수요 압력에 따른 것이 아니라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 상승 때문이라는 점도 이번에 금리동결의 요인으로 꼽힌다. 수요증가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아니라면 금리 인상 효과는 크지 않기 때문이다.

◇ 빠르면 8월이후 금리 인상 가능성

그러나 금통위는 빠르면 다음달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회의 직후 내놓은 발표문에서 경기보다는 물가불안이 심각하다는 점을 강조, 금리인상 신호를 보냈다.

금통위는 물가에 대해서는 `유가급등의 영향 등으로 오름세가 크게 확대됐다'는 지난달의 표현에 `상당기간 높은 오름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문구를 추가해 물가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물론 경기에 대해서는 `상승세가 둔화됐다'를 `상승세가 약화됐다'고 바꿨으나 경기보다는 물가불안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성태 한은총재도 금통위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기가 약화되고 물가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선택이 어려울 때는 본질적으로 부여받은 임무(물가안정)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경기가 불안하지만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 등의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금통위는 빠르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1∼2차례 올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물가가 올해보다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 시기는 내년 초 보다는 올해일 가능성이 높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빠르면 오는 8월이나 9월께 금리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안정되는 쪽으로 방향을 틀거나 주식시장이 상당히 불안할 경우에는 금리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

한편 이날 채권시장 금리는 이 총재의 금리인상 발언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지표물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3%포인트 오른 연 6.09%로 마감했다. 3년 및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6.01%와 연 6.09%로 각각 0.02%포인트 올랐다. 국채선물은 외국인이 3천136계약을 순매수하는 가운데 10틱 내린 105.15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채권시장은 약세로 출발한 뒤 기준금리 동결 결정 후 강세로 전환했으나 이후 한국은행이 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약세로 반전됐다

◇ 전문가들 "美 금리 결정이 관건"

전문가들은 한은의 통화정책은 오는 8월 미국의 정책금리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 현석원 금융경제실장은 "높은 물가상승률과 성장률 둔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릴 수도 내릴 수도 없다"며 "다만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올리고 달러화가 본격적으로 강세를 보인다면 한은이 금리를 인상하는데 명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물가는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더 이상 변수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더구나 이번 주 들어 국제유가가 소폭 안정세를 보이면서 고물가만을 이유로 금리를 올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전 연구위원은 "유럽중앙은행(ECB)에 이어 미국까지 금리를 인상한다면 그 이후에야 한은이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며 "따라서 빨라야 9월 정도 인상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고유가 및 물가관리 대책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도 변수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이규복 연구위원은 "올해 연말로 갈수록 경기가 더욱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기가 어렵다"면서 "아직까지 정부가 미시적인 정책으로 물가를 관리하려고 하고 있지만 이 같은 정책이 실패한다면 결국 거시정책인 금리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keunyo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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