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검색
뉴스

크게작게메일로보내기인쇄하기스크랩하기고객센터 문의하기


  • 굴림
  • 돋음
  • 바탕
  • 맑은고딕

윈도 Vista 또는 윈도우에 폰트가 설치되어 있어야 합니다.

소비·고용… ‘잿빛 한국’ 스태그플레이션 위기감

국민일보 | 입력 2008.07.01 20:07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울산

 




'저성장, 고물가.' 현재 우리 경제의 모습이다.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 고물가)이라고 말하긴 이르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지만 스태그플레이션 초기 단계라고 진단하는 전문가도 있다. 하반기 경제는 더 어렵다. 성장률은 3%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보이지만 물가는 5%선마저 뚫을 태세다. 민간소비, 고용 등 각종 경제지표도 온통 잿빛 전망으로 가득차 자칫 경제 성장 동력 자체가 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마저 높아지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되나=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경제 전망을 보면 하반기 우리 경제는 사실상 스태그플레이션 언저리에 와 있다. 상반기 5.4% 성장이 하반기 3.9%로 급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3%에서 5.2%로 1%포인트 가까이 뛰어오른다. 다른 경제기관도 하반기 성장률 추락, 물가 상승 추세에 이견이 없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한은 김재천 조사국장은 "고물가, 저성장 상황은 맞지만 개인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보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힘든 상황이지만 수출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경제주체들의 대처에 따라 위기 극복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유가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어서 낙관론의 근거가 힘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특히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면 금리나 환율 등 경제 통제 수단을 쓸 수 없게 되는 속수무책의 상황에 빠지게 된다.

김 국장은 "유가를 끌어올린 투기 자금에 중장기성 국부펀드나 연금이 많이 포함돼 급격히 석유시장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이 금리를 올려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될 경우 투기 자금 이탈로 유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과는 배치되는 해석이다.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세계 각국이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등 긴축재정에 들어갈 확률이 높다. 이 경우 선진국뿐 아니라 상반기 우리 수출의 텃밭으로 자리매김한 자원 부국에 대한 수출이 차질을 빚게 된다.

수출 둔화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 추세는 우리 경제의 시름을 보탤 전망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년 만에 최대인 5.5%였다. 이는 한은 물가 안정 목표치 3.5%에서 2%포인트나 오른 수치다. 경상수지 적자에 따른 환율 상승 요인까지 가세할 경우 하반기 물가상승률은 한은 전망치인 5.2%마저 상회할 수 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한은 전망대로라면 지난 몇년간 저물가 상황과 비교해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다"며 "고유가 상황은 상당 기간 국내 및 세계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 동력도 흔들, 잠재성장률 위축=눈앞에 위기는 닥치고 있지만 이를 풀 뚜렷한 해법 마련이 쉽지 않다는 것이 심각한 문제다. 물가 안정이 최우선 목표라면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만 고용 및 민간소비가 바닥을 기고 있는 상황에서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많다.

경기가 위축되면 취업자가 줄고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게 돼 민간소비와 내수시장 위축은 불 보듯 뻔하다. 한은은 민간소비가 상반기 3.2%에서 2.7%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지표들도 마찬가지다. 경상수지도 적자로 전환됐고 기계류 투자도 2001년 이후 처음 줄었다. 투자 위축은 내수를 짓누를 뿐 아니라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심각한 후유증을 낳는다. 그렇다고 내수 활성화를 위해 금리를 내리면 현재 물가 폭등세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된다.

이에 따라 인위적 해결책이 아닌 법·제도 개선 등 내부적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제도 개선이나 규제 완화를 하루속히 추진해야 한다"며 "기업은 생산효율성을 높이고 노동자는 임금 인상을 억제하는 등 경제주체들의 고통 분담이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 GoodNews paper ⓒ 국민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