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IMF..9월 '금융신탁통치' 한국사무소 문 닫아

2008. 4. 14.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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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1997년 12월22일, 우리나라는 국가 부도 위기에 처했다. 이른바 '총체적 부실'로 일컬어지는 한국의 외환 위기였다.

당시 기업의 '문어발식 확장'과 금융기관의 '무분별한 대출'이 주범으로 지목됐었다. 결국 우리나라는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 금융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는 IMF로부터 195억 달러, 세계은행(IBRD)에서 70억 달러, 아시아개발은행(ADB)에서 37억 달러를 빌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껐다. 그러나 까다롭기로 유명한 IMF가 조건으로 제시한 요구사항을 따라야만 했다.

이로부터 석 달 뒤인 1998년 3월 설치된 'IMF한국사무소'에서는, IMF의 '경제개혁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허리띠를 졸라매는 '재정긴축'과 가혹하리만큼 차가운 '구조조정'이 뒤따랐다.

이는 금리상승·경기악화·실업률 상승 등으로 이어져 우리 국민들은 '금융신탁통치'라는 표현까지 쓰며 혹독한 겨울을 보냈다.

이런 '고육지책'(苦肉之策) 끝에, 우선 IMF에서 고금리로 빌린 보완준비금융(SRF) 135억 달러를 2년 뒤인 1999년 조기상환했다.

이어 2001년부터는 60억 달러 규모의 대기성차관자금(SBL)을 갚아 나가기 시작했다. 결국 2001년 8월23일, 1억4000만 달러를 마지막으로 지불하고 우리는 IMF로부터 빌린 195억 전부를 갚아 냈다.

당초 2004년 5월까지 예정된 상환시점을, 3년이나 앞당겨 청산한 셈이다. IMF에 구제를 요청한 시점부터는 딱 3년 8개월만이다.

이로써 IMF의 관리에서 벗어남은 물론 외환보유국은 세계 5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이후 지금까지도 IMF한국사무소는 한국정부와 IMF간 의사소통 창구로 꾸준히 존치돼 왔다.

사실 IMF한국사무소는 1964년에 처음 개설됐었다. 1987년 IMF 자금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위상이 바뀐 이후, IMF한국사무소는 문을 닫았다. 그러나 이로부터 11년 뒤, 다시 한국에 IMF사무소가 문을 열게 될지 당시에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드디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유지돼 오던 IMF한국사무소가 철수된다. 10일 IMF는 "오는 9월 현 소장의 임기가 끝나는 대로 IMF한국사무소를 폐쇄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이다.

IMF는 "한국 경제 위기에서 완전히 회복해, 성숙하고 탄력 있는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자금난에 처한 IMF 내부의 구조조정과 겹쳐 일어난 일이지만, 더 이상 한국 경제가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할 만큼 허약한 체질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제 IMF한국사무소는 다섯 달 뒤면 문을 닫는다. 하지만 우리 국민에게 남긴 족적(足跡)과 교훈은 작지 않은 듯싶다. 세계경제 속에서 앞으로 우리경제가 나갈 길은 험난하다. 하지만 또 다시 IMF에 도움을 청하는 상황만은 없기를 우리 국민들 모두의 바램이다.

이남진기자 jean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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