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 SK㈜ 보유 지분 매각 임박(종합)

2005. 7. 18.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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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aily 김기성기자] 소버린, SK㈜ 지분매각-기업지배구조의 실질적 개혁 없는 SK㈜에 대한 실망 반영소버린 자산운용(Sovereign Asset Management, 이하 ‘소버린’)은 자회사인 크레스트증권(Crest Securities Limited, 이하 ‘크레스트’)를 포함한 그룹 자회사 명의로 보유하고 있던 SK㈜의 지분 14.82% 전량을 매각한다고 18일 밝혔다.

소버린의 그룹투자 담당 대표(Head of Group Investments)인 마크 스톨슨(Mark Stoleson)은『한국법상 현재 주주의 자격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권리들이 소진되었기 때문에 이제 남아있는 유일한 주주로서의 권리보호수단은 SK㈜에 대한 투자를 철수하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소버린 그룹의 이 번 지분매각 결정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단일정유시설을 보유한 SK㈜의 이사회가 주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경영진과 취약한 기업지배구조 관행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SK㈜에 대한 크레스트의 투자는 당시 SK㈜ 이사회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기업지배구조를 확립하고 한국사회에서 투명한 기업의 모범이 되도록 거듭나겠다는 입장을 발표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2003년 6월경 SK㈜의 최태원 회장은 1조 2천억원 규모의 분식회계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아 수감된바 있다.

투명경영위원회와 제도개선위원회 등 이사회내 위원회들의 신설에도 불구하고 SK㈜의 주주들은 아직까지도 SK그룹에게 발생한 수조원대의 손실이 어떤 이유로 누구에 의해 발생하게 된 것인지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하고 있다. 이사회가 자주 개최된다는 사실만으로 실질적인 기업 투명성과 윤리적 경영 리더십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SK㈜ 주주들은 여전히 얼마전까지 SK그룹에 만연되었던 바와 같은 대규모 부정행위가 지속될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2004년에는 SK㈜의 계열사인 SK해운의 손길승 회장이 이사회 승인 없이 부실계열사인 아상에게 2,490억원을 제공한 혐의, 380억원에 이르는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 이사회 승인 없이 무려 7,880억원을 무단으로 인출하여 선물투자에 사용하여 손실을 초래한 혐의, 120억원의 불법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 등 각종 불법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다.

소버린은 SK㈜에 윤리적인 리더십을 확립할 목적으로 몇 가지 간단한 원칙을 회사가 채택하도록 하기 위해 지난 2년 간에 걸쳐 노력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소버린 그룹의 노력은 강력한 저항에 부딪쳤다. 책임경영실현을 위한 주주들의 요구에 대해 경영진은 경영권(management right)을 주장하며 맞섰고, 결국 유죄판결을 받은 최태원 회장의 SK그룹 총수로서의 경영복귀로 이어졌다. 이와 같은 상황은, 막대한 규모의 분식회계로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 혐의로 인해 최근 서울고등법원에서 최태원 회장에 대한 유죄판결이 다시 한번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

주주들이 기업경영진에 자본을 맡길 때부터 기업경영진에게는 그 자본을 주주들의 최상의 이익을 위해 관리해야 할 충실의무가 발생한다. 기업 경영진이 유능하고 윤리적이라는 확신이 안선다면 투자자는 그들의 자본이 올바르게 사용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한 합리적인 확신을 전혀 가질 수 없게 된다. 반복된 부정행위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면 이는 투자자와 경영진간의 필수적인 신뢰의 고리를 파괴할 뿐 아니라 더 넓은 범위의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게 된다. 자본이 효율적인 곳에 사용되고 배정되어지는 일은 국가적 번영의 중요한 요소이며, 올바르게 유도되고 유능하면서도 윤리적인 사업에 투자된 자본은 모두를 번영으로 이끄는 길이다.

스톨슨 그룹 투자담당 대표는 『소버린은 에너지 시장의 호황에 따라 SK㈜ 사업의 미래도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제하며 『하지만 휼륭한 사업(great business)과 휼륭한 투자(great investment)는 다른 것』이며, 『중요한 것은, 우리가 자본을 위탁한 기업이 상업적인 잠재성을 실현시킬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 뿐만 아니라 그 기업이 주주들이 우려하는 사항들에 대해 제대로 부응할 수 있는 경영진을 보유하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고 밝혔다.

스톨슨 그룹 투자담당 대표는 또한 『투명성의 개선 혹은 실질적 경영 책임성의 제고가 없는 상태에서 투자자들이 SK㈜의 개혁 주장에 회의적이라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라며 『순익이 SK㈜의 절반에 불과한 에스오일(S-Oil)이 시장가치를 대변하는 P/E ratio에서 SK㈜를 능가한다는 단순한 비교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취약한 기업지배구조로 인해 SK㈜의 주주들은 실질적으로 더 많은 대가를 치르고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기업지배구조와 기업가치, 국부(national wealth) 사이에 존재하는 상관관계와 관련하여 SK㈜의 사례처럼 명백하게 그 전형적인 관련성을 보여주는 사례도 찾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스톨슨 대표는 또한 『수 조원의 분식회계 파문이 발생한 이후 3년째가 되는 지금까지 SK㈜ 이사회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업지배구조를 확립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소버린 그룹은 SK㈜에서 과거와 유사한 방식의 문제들이 또 다시 재발하지 않으리라는데 대한 어떠한 확신도 가질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소버린 그룹은 훌륭한 잠재력을 가진 이 같은 기업에 대한 투자를 종결할 수 밖에 없게 된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며 『SK㈜와 그 주주들이 향후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 소버린 자산운용소버린 자산운용은 20여 년간 국제시장에서 투자활동을 전개해 온 국제적 투자기관 소버린의 모기업이다. 소버린 그룹 소속 회사들은 국제 자본 시장의 주요 참여자이며 소버린 그룹은 수 차례에 걸쳐 브라질, 러시아, 일본 등 다양한 시장에서 최대의 국제 포트폴리오 투자자들 중 하나로서의 역할을 담당해 왔다.

소버린은 그룹 소속 기업들이 투자하는 기업과 국가에서 윤리적인 기업 리더십을 확립하고 최적의 자본배정을 유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함으로써 기업과 국가 구성원 모두의 번영을 추구한다. 이는 소버린에게 만 이익이 되는 활동이 아니라 기업과 지역사회, 그리고 모든 주주의 번영을 동일하게 증진시킬 수 있는 활동이다. 소버린은 이를 두고 “좋은 일을 함으로써 좋은 결과를 얻는다(doing well by doing good)”고 부른다.

소버린은 시민사회의 발전과 경제적 번영의 확산에 있어 잘 유도된 투자자본과 좋은 기업지배구조가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굳게 믿고 있다.

소버린에 대한 보다 상세한 정보는 소버린 웹사이트 www.sov.com을 참조.Copyrightⓒ 2000-2005 edaily.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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