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ㆍ미국발 금융위기·경기침체 여파 최악 국면

미국발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여파로 지방경제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소비심리가 급속히 위축되고, 제조업 생산 증가세가 급속하게 둔화되고 있다. 고용사정은 더욱 나빠졌고, 물가 상승률은 전국 평균을 웃돌고 있다. 지방경제가 최악의 국면으로 빠져들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14일 내놓은 '최근 지방경제 동향'에 따르면 3·4분기 서울을 제외한 지방의 대형 산매점 판매액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 감소했다. 지방의 대형 산매점 판매액지수는 지난 1·4분기 6.3%에서 2·4분기 3.0%로 증가세가 둔화되다가 3·4분기에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업태별로는 백화점(-1.3%)과 대형 마트(-1.2%)의 판매가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였다. 판매액지수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3·4분기 지방의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9% 증가했으나 2·4분기(9.9%)에 비해 증가율이 급감했다. 지난해 4·4분기(12.3%)와 올해 1·4분기(11.4%)까지 두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했으나 2·4분기부터 급격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지방의 제조업 체감경기도 얼어붙고 있다. 제조업 업황 경기실사지수(BSI)는 1·4분기 84에서 2·4분기 83으로 낮아진 데 이어 3·4분기에 74로 떨어졌다. 10월에는 66으로 하락폭이 더 커졌다. BSI가 100을 밑돌면 현재 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을 넘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설비투자 BSI는 2·4분기 99에서 3·4분기 96으로 하락한 데 이어 10월에 95로 떨어졌다. 제조업 자금사정BSI도 2·4분기 83에서 3·4분기 78로 하락했다.

지방의 3·4분기 신규 취업자는 17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만6000명)에 비해 4만5000명이 줄었다. 건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경제활동 참가율도 3·4분기 61.7%로 2·4분기(61.9%)보다 낮아졌다.

지방의 3·4분기 건설업 지표도 악화됐다. 건축허가 면적은 지난해보다 12.9%, 건축 착공 면적은 25.5%, 건설수주액은 15.2% 각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비자물가는 전국 평균보다 더 올랐다. 3·4분기 지방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9%로 전국 평균(5.5%)을 0.4%포인트 웃돌았다. 10월에도 전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였으나 지방은 5.1%를 기록했다.

한은 조사국 최영준 과장은 "지방의 제조업 생산 증가세가 둔화된 데다 건설경기가 침체되고, 서비스업 부진도 심화되는 등 모든 부문에서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오창민기자 riski@kyunghyang.com > - 재취업·전직지원 무료 서비스 가기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