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월요일.."안도"→"공포"→"경악"
코스피 장중 143P 폭락…투자심리 '최악'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8일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여파가 국내 주식시장을 강타하면서 투자자들은 피를 말리는 하루를 보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이 모두 크게 흔들리면서 거래가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코스닥시장)와 사이드카(유가증권시장)가 동시에 발동되면서 시장참가자들은 `경악' 수준을 넘는 충격을 받기도 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메가톤급 악재가 발생한 후 열리는 아시아 첫 증시여서 '검은 월요일' 우려가 현실화될지 초미의 관심 속에 개장했다.
다행스럽게도 코스피는 전날보다 27.18포인트(1.40%) 내린 1,916.57로 출발했다. 지난 2~5일 2~3% 이상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오전에도 줄곧 코스피의 낙폭은 1% 대를 유지하며 1,900선을 안정적으로 지키는 듯했다.
이를 두고 주말 이틀간 초대형 악재에 대한 우려가 희석된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검은 월요일'이 현실화하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안도는 너무 성급했다. 코스피는 11시20분께 낙폭을 2% 이상으로 키우더니 11시26분 1,900선이 붕괴됐다. 종가 기준으로 작년 11월29일(1,895.54) 이후 8개월여만이었다.
한번 1,900 밑으로 내려간 지수는 걷잡을 수 없이 추락했다.
낙폭을 순식간에 3%, 4%로 확대하더니 오후 1시8분에는1,850선도 무너졌다.
이로부터 20여분만인 오후 1시29분 코스피는 143.75포인트(7.40%) 폭락하며 1,800.00에 도달했다. 하루 만에 1,900선과 1,800선이 동시에 붕괴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 효력 정지)를 발동했다. 코스피200 선물에서 5분간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이 정지됐다.
코스피는 1,800.00을 저점으로 장 후반에 낙폭을 다소 줄여, 결국 전날보다 74.30포인트(3.82%) 내린 1,869.45로 마감했다.
장 막판 기관 매수세가 유입돼 지수는 가까스로 1,860선을 유지했으나 패닉 상태에 빠진 개인들은 이날 하루 7천366억원을 순매도하며 '투매'행렬에 동참했다. 지난 5일분까지 합하면 개인의 순매도 물량은 이틀간 1조3천억원이 넘는다.
코스닥지수의 급락세는 더욱 극적이었다.
오전 한때 상승 전환하기도 했던 코스닥지수는 정오께 낙폭을 5% 이상으로 늘리더니 오후 1시10분 10.41% 하락한 443.94까지 급락했다. 지수가 10% 이상 폭락하자 한국거래소는 오후 1시10분 코스닥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CB)를 발동했다. 코스닥시장에서 매매거래는 20분간 중단됐다.
코스닥지수는 장 후반 낙폭을 줄여 32.86포인트(6.63%) 내린 462.69로 마감했다.
이날 투자자들의 공포감은 수치상으로도 최고 수준이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이날 장중 한때 전날보다 16.69포인트(58.95%) 오른 45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9년 3월11일(46.27) 이후 2년 5개월여만에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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