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내린 '5천 원 통닭'.. 이번엔 소비자 '폭발'

2010. 12. 1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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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시연 기자]

'5천 원 치킨' 판매가 시작된 9일 오전 11시 롯데마트 영등포점에 예약 번호표를 받아든 고객 50여 명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 김시연

지난 9일부터 '5천 원 치킨'을 판매해 동네 치킨집들의 반발을 산 롯데마트가 결국 5일 만에 꼬리를 내렸다. 당장 치킨 업주들은 환영하고 나섰지만 한 번 값싼 '통큰 치킨' 맛을 본 소비자들은 '비싼' 동네 치킨에 대한 불만을 쉽게 삭이지 못하고 있다.

롯데마트 '통큰 치킨' 15일까지만 판매... '1주일 천하'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는 13일 오전 여의도 파이낸셜뉴스 빌딩에서 열린 동반성장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 후 기자들을 만나 '통큰 치킨' 판매를 16일부터 중단한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이날 오전 자사 홈페이지에 임직원 일동으로 판매 중단 소식을 알렸다. 롯데마트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용, 반영하는 차원의 결정"이라면서 "당사의 애초 생각과는 달리 주변 치킨가게의 존립에 영향을 준다는 일부 여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 결과, 불가피하게 판매 중단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미끼 상품'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롯데마트는 "단기간에 원가 이하로 판매해 고객을 유인하는 속칭 '미끼상품'과는 다르다"면서 "'통큰치킨'은 사전 대량 물량 기획과 기존 설비를 이용해 원가를 줄여 일년 내내 판매하고자 한 저마진 판매 전략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더구나 '통큰치킨'은 배달은 하지 않고, 방문고객에만 판매하며, 튀기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점별 하루 평균 300마리밖에 팔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면서 "원하는 시간에 콜라, 치킨무, 할인쿠폰, 각종 소스 등을 함께 배달해주는 기존 치킨업소와는 분명 시장 차별적 요소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같은 조건에서의 비교를 통해 주변 치킨 가게에 영향을 준다는 비판은 참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주장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미 '통큰치킨'용으로 확보한 닭 약 5만 마리는 연말까지 각 점포 인근에 거주하는 불우이웃에 기부하기로 했다.

프랜차이즈협회-치킨업주들 "판매 중단 환영"

이에 롯데마트 치킨 판매 중단을 요청하며 롯데마트 영등포점 앞에서 집회를 벌였던 한국프랜차이즈협회 소속 치킨 가맹점주들은 이날 '롯데마트 치킨판매 비상대책위' 명의로 성명서를 내고 환영 입장을 밝혔다.

비대위는 "16일부터 치킨 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롯데마트의 결단에 환영 입장을 밝힌다"면서도 "금번 사태로 인해 치킨 가격에 대하여 소비자들에게 왜곡된 정보가 전달되어, 마치 치킨업계에서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호도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롯데마트 제소를 검토했던 한국프랜차이즈협회 역시 "롯데마트에서 판매 중단을 발표한 이상,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9일 아침 롯데마트 개점 시간부터 1시간여 기다린 한 고객이 예약한 치킨을 받아가고 있다.

ⓒ 김시연

누리꾼들, '브랜드 치킨 폭리' 불만 잦아들지 않아

롯데마트의 판매 중단에도 '치킨 폭리' 논란은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비록 대형마트에서 저마진 전략으로 내놓은 '미끼 상품'이었다 해도 국내산 냉장 닭을 사용한 900g짜리 튀긴 닭 가격이 5천 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건 소비자들에게 큰 충격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누리꾼들은 대기업의 동네 상권 진입 포기라는 차원에서는 환영하면서도 그동안 유명 브랜드 매장에서 통닭 한 마리에 3배가 넘는 1만5천 원 전후에 판 것은 '폭리'라며, '통큰 치킨' 재판매와 동네 치킨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한국프랜차이즈협회에선 "세간에서 나오는 얘기처럼 가맹점들이 폭리를 취하는 건 아니다"라며 "치킨 가격 인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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