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인색한 애플·페북은 독" 미국서 나오는 볼멘소리

임채연 2016. 10. 1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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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IT 기업들 고용 기여도 저조제조 부문 아웃소싱, 로봇에 의존"첨단 IT는 경제 성장동력 아니다"

경제 성장엔진으로 불리던 미국의 실리콘밸리 기업이 외려 고용·생산성을 정체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기업이 경제성장의 핵심인 생산성을 낮추고 고용시장 안정에도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실리콘밸리의 고용 없는 성장은 각종 수치에서 드러난다. 지난해 말 기준 알파벳(구글의 모기업)과 페이스북의 직원 수는 총 7만4000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MS) 직원 수(11만8000명)의 3분의 1 수준이다. 알파벳과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은 MS에 비해 두 배 높지만 고용 기여도는 현저하게 떨어졌다. 지난 2012년 페이스북이 10억 달러에 인수한 인스타그램의 전체 직원은 고작 13명에 불과했다. 페이스북의 메신저 서비스 와츠앱도 2014년 페이스북에 인수될 당시 직원 수는 55명이었다. 당시 전세계 4억5000만 명의 회원을 거느리던 와츠앱의 가치는 190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고용 기여도가 낮은 것은 이런 대표 IT 기업의 문제만이 아니다. 미국 IT업계의 인력은 2001년 187만 명에서 지난 8월 103만 명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WSJ은 애플부터 IBM까지 주요 IT 업체들이 제조업 부문을 아시아를 비롯한 해외로 이전한 데다 컴퓨터 시스템이 인력을 대체한 결과라고 전했다. 애플은 지난 2004년 미국 내 제조 부문의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2011년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생산 부문 인력은 대부분 아시아를 포함한 해외로 이전시켰다. 2013년 맥프로 생산을 재개하면서 텍사스에 관련 생산 라인 일부를 가동하고 있을 뿐이다.

2002년 이후 IT 창업이 줄어든 것도 IT 업계의 고용 창출이 후퇴한 원인으로 꼽힌다. IT 창업은 1992년 6만4000건에서 2001년 11만3000건으로 급증했지만 2011년 7만9000건으로 줄어들었고, 이후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현재 애플과 알파벳·MS·페이스북·오라클 등 IT 부문 시가총액 상위 5개 업체의 기업 가치는 총 1조8000억 달러다. 이는 2000년 상위 5개 기업의 시가총액에 비해 80% 높은 수치다. 반면 이들 기업의 직원 총 수는 43만4505명으로 16년 전 상위 5위 기업에 비해 22%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 가치는 커졌는데 사람은 덜 쓰고 있는 셈이다.로봇의 등장도 고용시장이 좋지 않은 배경으로 꼽힌다. 아마존의 미국 물류센터 가운데 3분의 1은 4만5000대의 소형 로봇에 의존해 가동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제조업종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진저는 “전자제품 제조용 로봇의 운영비는 미국 연방 최저임금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그 격차가 앞으로 더 벌어질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10년 뒤에는 로봇으로 인력을 대체하는 데 따른 세계 평균 인건비 절감률이 16%에 달하게 된다.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BCG에 따르면 한국은 제조분야에서 로봇을 활용해 2025년까지 노동비를 33% 낮출 수 있다. 한국·미국같이 제조업 인건비가 높은 국가는 제조분야에서 로봇을 활용하면 원가절감 효과가 크다는 얘기다.

승자독식 구조의 실리콘밸리 기업이 늘어날수록 미국 경제 전반에 걸쳐 생산성을 저하시킨다는 분석도 있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서는 첨단 IT가 미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아니라 오히려 독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2분기 미국의 비농업부문 노동생산성은 전년 대비 0.6% 하락했다. 1970년대 말 이래 최장기 하락세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마틴 베일리 이코노미스트는 “IT업계를 중심으로 승자독식의 시장 구조가 자리 잡았고, 소수의 성공적인 기업 이외 다수의 기업들이 패자로 전락하는 상황”이라며 “IT 혁신이 오히려 생산성을 해치고 있다”고 말했다.

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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