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기댈 건 내수뿐?..무역의존도 9년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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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우리 경제의 성장을 이끄는 중심 축이 수출에서 내수로 이동하고 있다. 세계 경제 회복이 지지부진한 데다 유가 하락으로 수출가격까지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수출입 비중이 쪼그라든 때문이다.
6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 대비 수출·입 비중은 80.5%로 지난 1분기(82.3%)보다 1.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수출과 수입을 합한 금액을 우리 국민이 국내와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우리 경제의 무역의존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 2014년 초만 해도 무역의존도는 100%을 웃돌았다. 하지만 그 이후 내림세가 지속되면서 2007년 3분기(80.1%) 이후 8년 3분기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만큼 우리 경제에서 수출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내수의 비중이 확대됐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가 높아 세계 경제 상황에 따라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그런 점에서 무역의존도 축소는 반가울 법도 하다.
하지만 실상을 뜯어보면 그렇지도 않다. 세계 경제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수출이 줄어들 뿐더러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수출단가도 함께 떨어지는 등 수출 부진이 그 근본 원인이기 때문이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면서 만들어진 ‘불황형 흑자’의 또 다른 모습인 셈이다.
수출은 지난달 반등하긴 했지만 19개월동안 역성장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최종수요 기준 성장 기여도를 봐도, 내수는 0.9%포인트인 데 비해 수출은 0.4%포인트에 그쳤다.
한은 한 관계자는 “경제 성장을 내수가 이끄는 추세로 점차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박승 전 한은 총재가 “투자와 수출이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경제를 끌고 가는 것은 소비 밖에 없다”고 한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다만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 특성상 내수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가 겹치면서 평균소비성향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고 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건설투자 위주로 살아나는 내수에만 기대기 쉽지 않고 여건상 세계 교역도 상당기간 부진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정책을 펴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우리 산업구조를 유연화해 생산성을 높이는 구조개혁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경계영 (ky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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