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위안화 가치 떨어지는데 나홀로 '엔 GO'

서영진 입력 2016. 5. 2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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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 무색.. 경제 악화 4월 수출액 전년비 10% 감소 엔화절하 위해 시장개입할 듯

일본 엔화가치가 1분기 동안 9% 가까이 상승하며 '아베노믹스'의 약발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계속 엔화 절하를 유도해왔다. 하지만 엔화는 지속해서 강세를 보이며 한국 원화, 중국 위안화와 달리 계속 절상되고 있다. 23일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일본의 실질실효환율지수는 지난해 말 71.56에서 지난달 말 77.78로 8.7% 상승했다. 엔저를 통한 수출경쟁력 회복을 노리는 '아베노믹스'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엔고로 일본의 수출은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일본 재무성은 4월 수출액은 5조8892억엔으로 1년 전보다 10.1%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감소세는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간 이어진 것이다. 엔고의 여파로 도요타자동차는 2016 회계연도의 순이익이 35% 감소한 1조5000억엔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주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이 국가별 경쟁적 통화 평가절하를 자제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가운데 주력 수출기업의 수익급감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 당국은 진퇴양난이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일본 정부는 양적완화보다 재정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 4월 말까지 한국의 실질실효환율지수는 108.81로 지난해 말(109.92)보다 1% 하락했고, 중국의 실질실효환율지수는 126.14로 지난해 말(130.11)보다 3.1% 떨어졌다. 실질실효환율은 물가변동까지 반영된 교역상대국에 대한 각국 화폐의 상대가치다. 각국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이 어떤지 파악하는 지표다. 수치가 100보다 높으면 기준연도(2010년)보다 그 나라 화폐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의미다.환율이 하락하면 통화가치는 상승한다.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환율은 기말 환율 기준 120.42엔에서 108.40엔으로 11% 폭락했다. 엔화는 실질가치 상승 폭보다 달러 대비 상승 폭이 컸다. 이 기간에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기말 환율 기준 달러당 1173원(지난해 말)에서 1139원(올해 4월 말)으로 2.99% 하락했다.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는 3% 상승했지만, 원화의 실질가치는 1% 하락한 셈이다. 이 기간 달러화 대비 중국 위안화 환율은 기말 환율 기준 6.494위안에서 6.459위안으로 0.54% 하락했지만, 실질가치는 3% 떨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앞으로 일본은 엔화 절하를 위해 양적완화 뿐 아니라 외환시장 개입도 불사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2011년 이후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않았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는 "환율이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거나 투기의 움직임이 관찰될 경우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외환시장 개입을 시사했다.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은 일본 정부에 "엔화 (상승)에 제동을 걸라"고 촉구함에 따라 참의원 선거를 앞둔 일본 당국은 엔화 절하가 시급한 상황이다.

또 일본 정부는 통화정책을 통한 간접적인 엔저 유도도 가능한 상황이다. 경제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지난달 말에 일본은행이 통화정책을 확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추가조치는 없었다"며 "앞으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는 통화정책을 더 확장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서영진기자 artjuc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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