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건희, 스스로 숨쉬고 콜레스테롤 정상이지만..

민태원 기자 2016. 5. 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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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소리나 자극에 반응, 휠체어 운동 등 재활치료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014년 1월 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오른쪽)과 비서의 손을 잡고 삼성그룹 신년하례식 행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그해 5월 10일 이 회장은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국민일보DB

10일은 삼성그룹 이건희(74)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지 만 2년이 되는 날이다. 이 회장은 그날 이후 2년째 병상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삼성그룹 측은 “의식 회복 등 큰 변화는 없지만 신체 기능은 안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심장 및 재활의학 전문의들은 “인지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오긴 힘들 것”이라거나 “현재 상태가 상당기간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의식 없이 병상 지켜=이 회장은 2014년 5월 10일 밤늦게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을 느껴 인근 순천향대병원 응급실로 실려 갔다. 도착 직후 급성 심근경색증(심장마비)이 발생해 심폐소생술(CPR)을 받았고 다음 날 새벽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심장혈관을 뚫는 ‘풍선 확장술(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았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심장근육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혈전(피떡)으로 막히는 현상이다.

이 회장은 ‘에크모(ECMO)’ 치료도 받았다. 심장과 폐 기능이 많이 떨어져 산소 공급에 지장이 있는 경우, 피를 밖으로 빼내 산소를 공급한 뒤 다시 몸속으로 넣어주는 치료다. 당시 삼성그룹 측 설명에 따르면 신속한 심폐소생술과 심장혈관 시술 등으로 심장 기능은 곧 회복됐다.

문제는 뇌 손상 정도다. 한 대학병원의 심장내과 교수는 8일 “심장은 3∼4분만 정지해도 치명적 뇌손상 등 후유증을 초래한다”며 “심폐소생술로 심장이 살아나도 뇌기능이 망가져 식물인간처럼 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뇌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체온 치료’(체온을 32∼34도로 낮춰 24시간 정도 유지)를 받았다.

하지만 의식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은 중환자실에서 1주일 정도 응급 치료를 받은 후 삼성서울병원 20층 VIP 병실로 옮겨져 지금까지 머물고 있다. 권오정 삼성서울병원장이 ‘총괄 주치의’를 맡아 수시로 살피고 있고 순환기내과, 흉부외과, 재활의학과장 등이 치료에 관여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병원장 외에 이 회장의 상태를 말할 수 있는 이가 없다”며 철저히 함구한다.

◇“현재 상태 오래 갈 수도”=이 회장은 현재 자가 호흡을 하는 걸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그룹의 임원급 한 인사는 “기계호흡장치 없이 스스로 숨을 쉬는 걸로 알고 있다”며 “체중도 많이 빠져 심혈관에 좋지 않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정도 유의미한 반응인지는 모르겠지만) 외부 소리나 자극에 반응이 늘고 있다고 들었다. 낮에는 일정 시간 눈을 뜨고 있고 밤에는 눈을 감고 주무신다. 의식은 없는 상태인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깨어있는 낮 동안에는 휠체어 운동을 포함한 전문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오래 누워있으면 근육과 관절이 굳어지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움직여 주고 반응이 좋아지길 바라는 것뿐이다. 다만 인지기능이 돌아오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대학병원의 순환기내과 교수는 “고령에 오랜 와상(臥床) 환자들은 폐렴과 욕창이 가장 위험한데, 이런 측면은 최고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을 것”이라며 “현재의 상태가 상당히 오래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인지기능이 회복되는 과정이라면 지금쯤 상당히 진척됐어야 하는데, 별다른 소식이 없는 걸 보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봐야 한다”고 예상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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