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TALK] 造船 위기 부른 대우조선의 저가 입찰.. 무턱대고 막대한 돈 대준 産銀도 책임

장상진 기자 2016. 4. 28.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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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은 2014년 3월 러시아 북극해를 운항하는 쇄빙(碎氷)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16척의 건조(建造) 계약을 따냈습니다. 당시 입찰 가격은 1척당 3억800만달러. 하지만 입찰에 참여했던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국내외 적정 시세보다 척당 약 1200만달러(약 138억원) 가까이 싼 저가(低價) 입찰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비슷한 일은 계속됐습니다. 그해 12월에도 대우조선해양은 영국의 오일 메이저 BP(브리티시페트롤리엄)로부터 LNG 운반선 6척을 척당 2억730만달러에 수주했습니다. 업계에선 "2억2800만달러가 적정가였다" "대우조선해양이 저가 수주전을 촉발한다" 등의 얘기가 나왔습니다.

경쟁사들의 불만은 당시까진 그저 '패자(敗者)의 변명'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문제가 불거지면서 당시의 지적이 다시 설득력을 얻는 양상입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27일 "부채비율 4000%의 대우조선해양이 산업은행이라는 든든한 '빽'을 등에 업고 무리한 저가 입찰 경쟁을 촉발, 업계 전체의 수익성을 떨어뜨렸다"고 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2000년 출자전환 형식으로 1조977억원을 지원받았고, 2010년 이후 산업은행 관리하에 부채비율 4000%를 넘어서면서 작년 10월 단일 기업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5조2000억원의 지원 결정이 내려진 상태입니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재임 기간 곳간을 그득하게 보이고 싶은 대우조선해양 전문경영인들의 욕구, 그리고 산업은행의 업계에 대한 이해 부족이 결합했다. 그 결과 우리 돈으로 영국·러시아 등 외국의 지갑만 두둑하게 만들어 줬고,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조선업의 위기"라고 합니다.

불평은 이웃 해운업계에서까지 나옵니다. 조봉기 한국선주협회 상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부실 조선기업에 쏟아부을 돈의 반만이라도 해운회사를 도와줬더라면, 그래서 해운사가 그 돈으로 우리나라 철강을 사용한 우리 선박을 발주했다면… 그랬다면 해운업은 물론 조선업, 철강업이 모두 이 지경까지 오진 않았을 거예요. 금융 당국이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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