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천정부지' 닭은 '요지부동'..수요공급 비웃는 육고기

CBS노컷뉴스 박상용 기자 2016. 3. 19. 05: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닭고기 공급업체 증가, 과잉공급에도 소비자가격은 요지부동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한우고기를 고르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소고기 가격은 계속해 오르고, 닭고기 가격은 떨어지는 축산물 시장의 가격 혼란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산 수급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에서 수입산 축산물까지 가세하면서 나타나는 구조적인 문제다. 소고기와 닭고기 시장의 가격 불안은 길게는 오는 2019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한우고기 가격 급등…수입산 덩달아 ‘어부지리’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한우 사육두수는 지난 2014년 말 기준 261만 마리에서 지난해 말에는 256만 마리로 1.9% 감소했다.

이에 따라, 한우 도축 물량도 2014년 92만1천 마리에서 지난해는 88만4천 마리로 4.0%나 줄었다. 이처럼 한우고기 공급물량이 감소하면서 소비자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한우 등심 1등급 기준 소비자가격(1kg)은 2014년 평균 6만4,350원에서 지난해는 6만9,920원으로 8.7%나 올랐다.

더구나 올해 들어선 인상폭이 더욱 늘어나 지난달 말 기준 등심 1kg 소비자가격은 8만1,180원으로 2개월 사이에 무려 16.1%나 폭등했다.

물론 이 기간에 설 명절이 들어있었지만, 국내산 한우고기의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런데, 한우고기 가격이 오르자 수입산 소고기가격도 덩달아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외국산 소고기의 수입물량은 2014년 18만2천 톤에서 지난해는 29만9천 톤으로 무려 64.3%나 급증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수입산 소비자가격은 계속해 올라, 호주산 냉동 불고기의 경우 1kg에 2014년 평균 2만1,220원에서 지난해는 2만2,060원으로 4.0% 올랐다. 올해 들어선 2월말 현재 2만3,630원으로 2개월 사이에 7.1% 급등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지인배 연구위원은 “한우 시장은 오는 2017년까지 계속해 사육두수가 줄어들어 250만 마리 수준까지 감소한 뒤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 연구위원은 또, “소는 입식부터 도축까지 보통 30개월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도축물량은 오는 2019년까지 계속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로 인해 소고기 소비자가격은 2019년까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닭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닭 사육 물량 급증…산지 출하가격 폭락세, 소비자가격은 그대로

농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육계 사육두수는 지난 2014년 말 기준 7,775만 마리에서 지난해는 8,185만 마리로 5.3% 증가했다. 이로 인해 닭 도계물량도 지난해 연간 9억6,700만 마리로 사상 최대 수준에 달했다.

이렇다 보니, 육계 산지 출하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올해 들어서도 계속해 폭락하고 있다.

올 들어 육계 산지 출하가격은 3월 중순 기준 1kg에 1,43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790원 보다 24.7% 하락했다. 이 같은 산지 출하가격은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문제는 닭고기 공급물량은 늘어나는데 소비량은 되레 줄고 있다는 사실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가구당 한 달 평균 닭고기 소비량은 2014년 1.85kg에서 지난해는 1.7kg으로 5.6% 감소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이처럼 닭고기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육계 산지가격은 오는 5월까지 kg 당 1,200~1,400원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인배 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닭고기 시장은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매우 복잡한 상황”이라며 “하림과 마니커, 체리부로 등 기존의 계열업체뿐만 아니라 사조, 참프레 등이 새로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에 공급과잉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육계 산지 출하가격은 크게 떨어져도 닭고기 소비자가격은 치킨시장이 견고하기 때문에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산지가격과 소비자가격을 연동하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CBS노컷뉴스 박상용 기자] saypark@cbs.co.kr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