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실질가치 변화없는데..美, 환율조작국에 韓 지정 가능성

2016. 2. 24.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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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재법 발효되면 6개월내 지정할 가능성

美 제재법 발효되면 6개월내 지정할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최근 1년간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에도 교역상대국 대비 실질실효환율은 제자리걸음이어서 수출개선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세계교역 감소와 국제유가 급락 속에서 한국 수출은 기록적으로 급감하고 있다.

미국은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데도 환율조작국 제재법안을 곧 발효해 빠르면 6개월 내에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기세다.

◇ 달러 대비 원화가치 폭락에도 韓 수출은 급감

2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들어 23일까지 달러 대비 원화가치 하락률은 4.56%로, 최근 브렉시트 위기로 가치가 폭락한 파운드화에 이어 2번째로 컸다.

최근 1년을 봐도 2014년 말 대비 지난달 말까지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10% 떨어졌다. 그러나 교역상대국 통화 대비 원화의 실질가치는 1% 하락하는데 그쳤다.

이는 원화가치가 달러화에 비해서는 떨어졌지만, 다른 주요 교역상대국 통화인 위안화나 유로화, 엔화 등에 비해서는 덜 떨어졌거나 거의 하락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 폭락에도 주요 교역상대국 대비 한국 수출의 가격경쟁력은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 수출은 계속 급감하고 있다. 중국의 경기둔화를 필두로 전 세계 교역이 급감하고,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수출단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집계한 올해 1월 한국의 수출액은 366억2천3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8.8% 줄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들어 2월 20일까지 수출액은 587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3% 감소했다.

지난달 한국의 전년 동기대비 수출 감소율은 중국(-11.2%), 일본(-12.8%)은 물론, 인도(-13.6%), 브라질(-17.9%), 칠레(-14.15%) 보다 컸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경제동향실장은 "원화의 실질실효환율 기준 가치가 거의 그대로라는 것은 수출경쟁력도 그대로라는 의미"라면서 "달러화 대비로는 약세지만, 엔화와 유로화에 비해서는 덜 약세인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 김권식 신흥시장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통화가치 하락이 수출 개선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게 약화했다"면서 "세계 수출물량 감소와 함께 글로벌 생산분업이 이뤄지면서 통화절하 효과가 중간재 수입비용 상승으로 상쇄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美, 6개월내 韓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

이같이 원화의 실질가치는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미국은 6개월내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기세다.

미국 백악관은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환율조작국에 제재를 가하는 베넷-해치-카퍼(Bennet-Hatch-Carper) 수정법안에 조만간 서명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교역상대국의 환율에 관한 규정을 담고 있는 이 법안이 발효되면 미국 정부는 6개월내 각국의 통화 저평가 여부에 대한 조사를 거쳐 저평가가 의심되는 국가를 추려 상하원 관련위원회에 보고하게 돼 있다.

GDP대비 경상수지흑자나 대미무역흑자 비율, 자국 통화 저평가를 위해 지속적인 개입을 하는지 여부, 실질실효환율 수준 등이 통화 저평가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는 국가는 1년간 국제통화기금(IMF)이나 WTO를 통한 간접제재를 받는다. 이후에도 저평가가 개선되지 않으면 미국 기업의 신규투자를 받을 때나 해당국 기업이 미국 정부와 계약을 맺을 때 불이익을 받는 직접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김성훈 부연구위원은 "한국은 법안 발효시 미국이 1차 제재를 적용할 국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경제규모나 여러 국제정치지형을 볼 때 중국이나 이스라엘보다 한국이나 대만처럼 경제규모가 작고 정치적 영향력도 미미한 국가들이 대상이 될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따라 한국정부가 해당 법안의 파급력을 사전 점검하고 외환·통상 외교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은 중국, 대만, 이스라엘과 함께 2000년 이후 지속적인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해왔고, 최근 3년간 전체 경상수지가 GDP대비 6%를 웃돈다는 게 한경연의 설명이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작년 10월 의회에 보고한 하반기 주요 교역대상국의 환율정책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가 계속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면서 "한국 당국은 외환 조작에 대한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LG경제연구원 배민근 책임연구원은 "실질실효환율의 저평가 여부를 판단하려면 기준점이 있어야 하는데, IMF나 미국 페터슨국제경제연구소 등은 달러화 대비 원화의 균형환율을 800원대로 보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 실장은 "한국은 원유수입을 많이 하는데, 국제유가 폭락의 영향으로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비율이 늘어난 것"이라며 "GDP 대비 4%가 적정하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현재는 예외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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