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장롱·금고 속 떠도는 뭉칫돈 930조 행방은?

조현용 정재윤 2016. 2. 2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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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시중에 떠돌고 있는 자금이 930조 원을 넘었습니다.

1년 새 17% 넘게 늘어난 역대 최대 수치인데요.

올해 우리나라 예산이 386조 7천억 원이니까 두 배 넘게 많습니다.

금리는 낮고, 증시나 부동산은 불안하니 마음 졸이면서 투자하느니 그냥 갖고 있자는 겁니다.

금융권의 자금 유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먼저 조현용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요즘 금융사 영업점에는 투자 상품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뜸해졌습니다.

1%대 금리, 천만 원을 넣어봐야 세금을 떼고 나면 1년 이자가 10여만 원밖에 안 되니 매력이 없는 겁니다.

주식 시장은 오르락내리락, 환율은 불안하고, 부동산도 앞날이 불투명합니다.

[김희주/KDB 대우증권 이사]
"다른 투자할 데가 있으면 하다 못 해 채권 혼합형에라도 하는데, 지금은 그것도 불안하니까 그냥 돈으로 가지고 있는 거죠. 사실상 캐시라고 보시면 되는 거죠."

이런 상황에서 돈을 굴리느니 차라리 현금으로 보관하며 기회를 보자는 건데, 시중에 풀린 5만 원권 열 장 중 여섯 장이 회수되지 않고 어딘가 묶여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집에 그냥 갖고 있는 돈까지 느는 가운데 한 금고 업체의 매출은 1년 새 40%가량 증가했습니다.

[강필구/선일금고 매니저]
"과거에는 회사나 외부에서 사용하는 금고들이 많았다고 한다면, 요즘엔 가정에서 개인적으로 보관하시려고 금고를 구입하는 빈도가 높아졌습니다."

이렇게 투자되지 않고 놀고 있는 돈을 부동자금이라고 하는데 현금과 수시입출식 예금 등의 형태로 모두 931조 원, 1년 새 136조 원이나 늘었습니다.

돈 굴릴 곳이 마땅찮아서 대기하고 있는 자금이 넘쳐나는 상황.

그래서 이 돈을 잡기 위한 금융사들이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했는데요.

정재윤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경쟁의 포문은 ISA가 열고 있습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라는 명칭에게 맞게, 계좌 하나로 예·적금과 펀드, 파생상품 등에 모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인데요.

다음 달 중순 판매를 시작하지만, 비과세라는 막강한 혜택을 앞세워 벌써부터 고객 여윳돈 선점에 나서고있습니다.

상품이 나오기도 전에 가입 경품부터 등장했습니다.

자동차에 골드바, 해외여행 상품권까지.

사상 최저 금리에 예금고객을 증권사로 빼앗길 위기에 처해있던 은행들이 승부수를 던진 겁니다.

[김용문/NH 농협은행 팀장]
"이 상품(ISA)은 전 금융기관 1인 1계좌만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초기 고객 확보가 중요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증권사들은 적은 점포 수를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에서 계좌를 열 수 있는 서비스를 오늘부터 시작했고, 펀드나 자산관리 계좌를 운영해본 경험을 내세워 고객 잡기에 나섰습니다.

[김형환/신한금융투자 본부장]
"증권사 지점이 없는 지역에서도 고객이 계좌 개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증권사로서도 신규 고객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음 주부터는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도 출시됩니다.

1인당 3천만 원까지 투자할 수 있고, 매매 차익에 세금이 붙지 않는 상품이 9년 만에 다시 나온 것이어서 잠자고 있던 돈들을 유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일단 자금을 유치하고 보자는 식의 과열 경쟁이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가입할 때, 투자금 손실 여부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MBC뉴스 정재윤입니다.

(조현용 정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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