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경찰버스 밧줄로 전복시도..외국인 관광객 "공포"
◆ 주말 집회에 서울도심 마비 ◆
14일 오후 4시 40분. 서울광장에 모여 있던 대규모 시위대가 광화문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얀 비닐 우의를 입고 붉은색 모자를 쓴 시위대는 서울광장에서 광화문 일대로 향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서울 광화문 일대에 신고된 '민중총궐기 투쟁대회'를 불허했다. 경찰은 광화문 쪽으로 다가오는 시위대를 향해 "우회하라"는 권고를 반복했다. 경찰은 집회 관리를 위해 240여 개 부대와 2만2000명 규모 경찰력을 배치하고, 경찰버스 700여 대와 차벽트럭 20대, 살수차 등의 장비를 동원해 광화문광장 일대를 원천 봉쇄한 상태였다.
7만명에 달하는 시위대는 경찰의 권고를 무시하고 광화문광장으로 진입했다. 일촉즉발의 상황. 경찰 차벽 앞에서 흥분한 시위대는 의경들을 향해 고성 욕설과 함께 물리적인 충돌을 일으켰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위대의 요구는 노동자의 권리 보장이나 민생 안정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들은 '노동개혁 반대, 국가보안법 폐지' 등 반정부 구호를 외쳤고 '국정 교과서 반대' '통합진보당 해산 반대' 등 정치 시위를 벌이면서 불법 폭력 시위를 벌였다.
결국 경찰은 권총형 '캡사이신'과 소화기를 뿌리며 시위대를 제지했다. 살수차를 동원해 캡사이신을 섞은 물대포를 쏘며 해산을 권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위대의 폭력은 더욱 거세졌다. 시위대는 경찰버스를 밧줄로 묶고 끌어당겨 전복을 시도하는가 하면, 버스 위에 수십 명이 올라가 시위를 하기도 했다. 경찰버스를 쇠파이프와 각목, 접이식 사다리 등으로 공격해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위에 참여한 시위대 가운데서는 유난히 어려 보이는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시위대 10여 명은 마스크를 쓴 채로 광화문광장 한복판에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청계광장 교차로 경찰 폴리스라인 인근에서는 미성년자로 보이는 한 학생이 "경찰차와 줄다리기 하실 분"이라며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닙니다"라고 장난을 치기도 했다.
주말을 맞아 나들이를 나온 일부 시민들은 경찰과 시위대가 대치하는 혼란한 도심 한복판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세종문화회관 앞을 지나가던 한 젊은 커플은 "주말에 이런 폭력적인 시위를 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시민들이 이렇게 불편을 겪어야 하는 상황이 매우 불쾌하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현장을 취재하던 언론에도 매우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 언론사 취재기자는 시위대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휴대전화와 사원증을 뺏기는 등 봉변을 당했다. 또 다른 언론매체 기자는 시위대가 던진 돌에 맞아 구급차로 호송되기도 했다.
관광을 위해 서울 도심을 방문한 일부 외국인들은 광화문광장에 갇혀 공포감을 호소했다. 여자친구와 한국을 여행 중인 미국인 제이 멜튼 씨(24)는 "파손된 경찰버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미국도 집회와 시위가 많은 편이지만 시위대가 경찰버스를 파괴하는데 경찰이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2016년 대입 논술전형을 치르는 대학가 주변도 시위대로 몸살을 겪었다. 수시모집 논술고사를 치르는 고려대와 성균관대 등 서울 시내 12개 대학 주변은 이날 집회로 교통 혼잡을 겪었다. 경찰이 시험이 치러지는 대학 인근 도로와 지하철역에 교통경찰 수백 명과 사이드카 수십 대를 배치해 수험생들의 교통 편의를 도와 집회로 인해 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학생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시위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등 불법 행위를 한 시위자들을 서울 시내 경찰서로 분산 이송했다. 이 가운데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딸인 대학생 류한수진 양(본명 류수진)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류양은 현재 강서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된 상태다.
[정슬기 기자 / 황순민 기자 / 강영운 기자 /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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