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부가세는 줄고 근로소득세는 늘어..올해도 직장인만 호구되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봉급생활자들이 내는 세금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부동산 경기 활성화로 집을 사고팔 때 내는 양도소득세도 늘어나고 있다. 반면 경기 부진으로 기업들이 내는 법인세와 개인들이 소비할 때 내는 부가세는 큰 폭으로 줄고 있다. 전반적으로 세수 부족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손쉽게 걷을 수 있는 봉급생활자 월급봉투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지고 있어 납세자들 불만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4월호'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세수입은 31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00억원(1.93%)이 늘었다. 이는 역대 최악의 예산 대비 세수 부족 사태를 겪었던 지난해 세수 증가율(1.78%)과 비슷한 수준이다. 총예산 대비 세수진도율도 14.3%로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세금 항목별 징수 실적은 큰 차이를 보였다. 우선 소득세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소득세는 올해 1월 5조8000억원, 2월 5조3000억원이 걷히면서 1~2월 누계가 11조1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00억원(7.8%)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세수진도율(19.3%) 또한 작년 수준(18.9%)을 훌쩍 뛰어넘었다.
정부 관계자는 "소득세 구성항목 중 근로소득세와 양도소득세가 늘어난 것이 소득세 증가의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소득세는 2014년에도 전년보다 5.5% 증가한 바 있다. 1~2월 소득세 증가율은 지난해 증가율을 훨씬 뛰어넘는다.
법인세는 올해 1~2월 1조7000억원이 걷히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거둬들인 2조1000억원에 비해 약 4000억원(19%)이나 줄었다. 2월까지의 세수진도율도 지난해 4.5%에서 3.8%로 감소했다. 부가가치세는 올해 들어 2월까지 8조8000억원이 걷히는 데 그치면서 전년 대비 6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소비가 위축된 데다 저유가로 인해 수입액이 크게 감소한 것이 주원인이다.
법인세·부가세는 줄어드는 반면 소득세만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직장인만 봉'이라는 근로자들 불만이 또 한 차례 터져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기재부는 연말정산 보완대책과 근로장려세제(EITC) 등이 시행되면 근로소득세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줄어들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근로소득세가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소득세 증가폭의 상당 부분은 양도세가 차지하고 있고, 연말정산 보완대책 등을 감안하면 근소세 증가 추이도 꺾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영우 기자 / 최승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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