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 반전세 → 월세 ..'슈바베 계수' 금융위기후 최고치

김석기자 2015. 2. 1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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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저소득 근로자의 주거비 부담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시달리던 2009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까지 높아졌다. 전·월세 사정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저소득 근로자의 주거비 부담은 쉽사리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근로자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슈바베 계수는 전년(14.38%) 대비 0.27%포인트 오른 14.65%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이었던 지난 2009년(15.19%) 이래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관련 통계가 나온 1990년 이후 역대 2번째로 높은 것이다.

슈바베 계수는 가구의 전체 소비지출 가운데 월세와 상하수도료, 연료비, 관리비 등 주거를 위한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슈바베 계수 상승은 주거비 부담이 그만큼 늘어났음을 보여준다. 주거비 부담이 늘어나게 되면 가구의 소비 여력이 줄어들어 지출은 감소하게 된다.

지난해 1분위 가구의 슈바베 계수가 상승한 데 반해 나머지 분위 가구의 슈바베 계수는 모두 하락했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슈바베 계수는 2013년 7.97%에서 2014년 7.95%로 하락했고, 중간 계층인 3분위 가구의 슈바베 계수 역시 같은 기간 10.60%에서 10.43%로 떨어졌다.

저소득 근로자는 주거비 부담이 늘면서 소비가 위축됐다. 지난해 도시근로자의 평균 소비성향(가처분소득 대비 소비 비율)은 상승했지만, 1분위 가구의 평균 소비성향은 2013년 93.53%에서 2014년 90.76%로 떨어졌다.

지난해 1분위 가구의 슈바베 계수 상승은 저금리로 전세의 월세 전환 속도가 빨라진 주택 시장 변화가 월세살이가 많은 저소득 근로자에게 더 큰 타격을 가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009년 슈바베 계수 상승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소득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지만, 지난해에는 소득 증가와 연료비 지출 감소에도 월세(실제 주거비)가 크게 늘면서 슈바베 계수가 상승했다.

지난해 1분위 가구의 소득은 전년대비 3.85% 늘어났고, 연료비 지출은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3.55% 줄었다. 반면 실제 주거비는 22.21%나 급등했다. 최근 전·월세난이 더욱 확산되고 있어 이러한 저소득 근로자의 주거비 부담 증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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