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 목적으로 종신보험을? "당신은 바보"

정재우 2015. 2. 1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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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보험. 평생 보장한다는 보험인데, 뭘 평생 보장하는 보험인지 선뜻 알기 어렵다. 보험료는 비싸고, 집집마다 하나씩은 있는데, 뭐가 좋은지 잘 모르겠다."

소비자들은 대개 이렇게 종신보험의 상품구조나 보장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다. 게다가, 보험 모집자가 장점 위주로만 설명하면서 종신보험에 대한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다.

작년 생명보험 전체 불완전판매 민원 중 29.5%가 종신보험이었을 정도다. 이에 금융감독원이 종신보험에 가입하기 전 꼭 알아야하는 네가지를 정리했다.

#0. 종신보험이란?

평생동안 피보험자 사망시 고액의 사망보험금을 보장해 유가족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생활보장보험이다. 각종 특약으로 질병, 재해, 암 등 다양한 보장의 조합이 가능하다. 작년 9월 말 기준 가입건수는 1500만건에 달했다.

#1. 종신보험은 순수 저축목적으로는 '부적합'

보험사는 종신보험의 보험금 및 해지환급금 지급을 위해 납입보험료의 일정액을 적립하는데 이 적립액의 이율(공시이율)이 은행상품보다 높다. 이에 설계사가 종신보험을 판매하면서 이같은 사실만을 강조해 마치 저축처럼 설명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심지어 설계사가 "복리, 비과세로 저축하세요"라고 판촉해 민원인은 은행 적금인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생명보험사의 종신보험을 판매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숨어있다. 공시이율은 높지만 이같은 이율을 적용하는 돈이 일반 저축성 보험에 비해 훨씬 적다는 것. 이에 이율이 높아도 받을 수 있는 돈은 더 적을 수 있다는 얘기다.

종신보험은 기본적으로 평생 사망보장을 담보로 하는 보장성보험으로 순수한 저축 목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종신보험은 평생이 보험기간이기 때문에 적립금 및 이자를 자신이 수령하려면 반드시 중도에 보험계약을 해지해야 하는데, 이 경우 10년 이상 보험료를 정상 납입해도 적립금(해지환급금)이 원금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저축성보험에 비해 높은 사업비와 보장에 따른 위험보험료 등을 뺀 돈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2. 종신보험은 정기보험보다 보험료가 비싸다

종신보험은 평생보장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보장기간이 한정되는 정기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비싸다. 이에 유지기간이 긴 만큼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한 민원인의 경우 종신보험에 가입하고 10년 후 형편이 어려워져 매월 25만원에 달하는 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하면서 보험계약이 실효(효력이 상실)되기도 했다.

소비자는 이를 감안해 보험가입의 목적과 각자의 재무상황에 맞게 계약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

한편 종신보험에 가입 중이지만 사망보장보다 노후자금 준비가 더 필요하다면 연금형으로 전환해 그때까지 쌓인 적립금을 재원으로 해 연금형태로 수령(연금전환형 종신보험)할 수 있다.

또한 납입 중인 종신보험 보험료가 부담된다면 보장금액을 감액(1억원 -> 5000만원)하거나 보장기간을 축소(종신 -> 80세)할 수도 있다.

#3. 연금전환형 종신보험은 일반연금보험에 비해 불리할 수 있다

연금전환형 종신보험은 죽을때까지 사망보험금을 보장받다가 일정기간이 지난 후 연금 전환을 통해 그때까지 쌓여있는 적립금을 연금형태로 받을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상품이다. 사망보험금이 필요한 기간에는 보장을 받다가 이후 노후자금이 필요하면 연금으로 전환해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일정기간 사망보험금을 보장받는 대신 순수한 노후대비만을 목적으로 한 일반연금보다는 불리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연금전환형 종신보험을 연금으로 전환하면 당시 해지환급금을 재원으로 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종신보험을 해지하는 것과 비슷한 결과가 발생한다. 결국 보험을 해지하고 받을 수 있는 돈을 연금으로 받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종신보험의 경우 위험보험료와 사업비가 연금보험보다 높은 수준이어서 같은 조건의 연금보험에 비해 전환시 실제 연금수령액이 적다. 또 종신보험의 최저보증이율이 연금보험에 비해 높지만, 이를 연금으로 전환하면 3.5%에서 2%로 떨어지는 등 하락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4. 종신보험이라고 특약도 평생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종신보험의 주계약인 사망보험금은 평생토록 보장이 되지만 주계약에 부가되는 특약은 별개의 계약이기 때문에 특약까지 평생 보장되지는 않는다. 이에 소비자는 종신보험의 주계약 및 특약의 보험기간이 기재된 청약서, 보험증권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종신보험의 주보험료는 평생 일정하지만, 갱신특약 보험료는 갱신주기마다 다시 산정되고, 갱신보험료는 나이가 들면서 점차 높아질 수 있다. 또 갱신거절의 뜻을 보험회사에 통보하지 않고 재산정된 보험료가 납부된다면 별도의 절차 없이 갱신되기 때문에 이점도 유의해야 한다.

정재우기자 (jj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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