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수출 버팀목 흔들.. '저성장의 늪' 못 벗어나는 한국

김석기자 2015. 1. 2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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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로 침체한 민간소비 반짝 회복했다 다시 둔화세

수출, 3·4분기 연속 逆성장 中·EU 부진… 低유가 가속 올 수출·건설 '먹구름' 예고

내수와 수출이라는 두 가지 버팀목이 모두 흔들리면서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올해도 가계부채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중국 등 신흥국 경기회복세 둔화, 유럽연합(EU) 경기 부진 등 한국호가 헤쳐 나가야 할 암초가 산적해 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14년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소비는 세월호 침몰 사건이 터진 2분기에 전기대비 -0.3%로 역성장했다. 이후 3분기에 1.0% 늘어나며 회복하는 듯했으나 4분기에 0.5%를 기록하며 반 토막이 났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2차례 낮춘 지난해 10월 이후 가계부채가 급증한 것이 민간소비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또 결혼을 피하는 윤달(10월 24일∼11월 22일)이 지난해 4분기에 들어간 것도 민간소비를 둔화시켰다. 한은은 윤달로 인해 지난해 4분기 결혼 건수가 1만5000건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산했다.

수출이 지난해 2개 분기 연속 역성장한 것도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 재화수출은 지난해 4분기에 전기대비 0.6% 감소하면서 3분기(-2.8%)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줄었다. 재화수출이 2개 분기 연속 감소한 것은 지난 2001년 2분기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처럼 수출이 감소한 것은 한국 수출의 26%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경기가 둔화된 때문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수출 감소로 지난해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5%포인트에 그치면서 2013년 성장기여도(1.5%)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문제는 올해도 내수나 수출 모두 개선을 바라보기에는 사정이 열악하다는 점이다. 연말정산 논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내수 부진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조만간 이뤄질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국내 금리에도 영향을 미쳐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에 따른 소비 위축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수출은 중국 등 신흥국 경기 회복세 둔화와 EU 경기 부진, 유가 하락에 따른 중동 건설 수주 감소 등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6.8%로 당초(7.1%)보다 0.3%포인트 하향 조정하면서 수출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국제유가 하락 여파로 중동과 중남미 등 산유국에 대한 건설 수출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내수 회복세는 너무 약하고 수출 증가율도 올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민간 소비는 가계 소득을 늘리는 정책을, 수출은 당분간 연구·개발(R&D)투자를 확대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석(경영학) 홍익대 교수는 "내수 증진에 가계부채가 방해가 되고 있다"며 "가계부채 중 부실화 가능성이 있는 부채를 선제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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