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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환경변화와 미래전략' 세미나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서구처럼 이민자 유입까지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삼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정책연구본부장은 23일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기획재정부·과학기술정책연구원 공동 주최로 열린 '한국경제의 환경변화와 미래전략' 세미나에서 이런 의견을 제시했다.

이 본부장은 '한국 인구사회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방향'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저출산 대책이 궁극적으로 노인부양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노동력 확보가 목표라면 이민정책이 비용대비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2006년부터 시행중인 1·2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 정책에도 불구하고 합계출산율(TFR)이 2012년 1.30에서 지난해 1.19, 올해 1.20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초저출산 현상을 벗어나는 데에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출산율을 높이려면 경제적인 지원, 일과 가정의 양립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지만 보육 인프라에만 투자가 겨우 이뤄지면서 시너지 효과가 미흡했다는 분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보면 프랑스와 스웨덴 등의 가족지출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3% 후반대에 이르는 반면 한국의 저출산대책 예산은 지난해 1.2%에 그치는 등 전반적인 투자가 미흡한 점도 지적됐다.

이에 대해 이 본부장은 "우리나라도 양성평등, 가족친화적 고용문화 등을 통해 출산율 회복이 가능할 수 있다"면서도 "저출산 고령화 문제 해결에 실패한다면 이민정책도 강구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대다수 유럽국가들이 사회통합 비용의 증가와 이민자의 고령화 등 문제로 20세기 후반에는 이민정책을 대부분 중지했거나 자격기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며 이민정책은 보완적 방법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문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인구경쟁력 순위는 2030년 OECD 21위로 2010년과 비교해 4단계 하락하고, 경제활력은 9단계 떨어진 23위로 내려앉을 것"이라며 "2030년 이후 인구경쟁력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경제자문위원인 이성용 베인앤컴퍼니 대표는 2020년까지 세계 경제성장(GDP 증가분)을 이끌 핵심 요소를 언급하면서 중국과 인도 등에서 중산층 10억명이 신흥 소비자로 부상할 것이라고 지목했다.

이 대표는 이들의 1인당 소득이 2만달러 이하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저사양·저가(low-end) 상품과 서비스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아시아 지역에서 물 부족이 심각해질 수 있다며 물·에너지·식량·광물자원을 포괄한 통합적 자원확보 및 관리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저가 상품이던 커피가 품질 개선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했듯이 '소프트 이노베이션'을 통한 사업모델 등장이 가속화할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연구실장은 한국·중국·일본 사이에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일본이 선점하던 2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부문에서 경쟁력을 획득하고 중국에서는 우월한 품질 수준을 유지해 점유율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미래기술발전과 국가혁신체계의 전환' 세션에서는 박병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미래연구센터장이 "정보통신기술혁명을 넘어서는 새로운 기술혁신파동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 센터장은 "2000년대 이후 성장 정체, 양극화, 생산성 향상의 한계 등 혁신의 성과가 저하되는 '이노베이션 딜레마'가 나타났다"며 "자원, 에너지, 기후변화, 융합 등 분야에서 차세대 혁신기술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개회사에서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우리 경제의 체질개선을 위해 공공·노동·금융·교육 부문 등 핵심분야를 중심으로 구조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정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축사에서 "세계무역 증가율 하락, 중국의 가공무역 억제정책 등으로 한국 경제가 무역으로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앞으로 5∼10년간 '뉴노멀'에 대응할 전략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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