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트남 FTA 타결..포스트 차이나도 품었다

2014. 12. 10.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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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대형승용차 관세철폐소재·부품도 단계별 무관세쌀 등 민감품목 제외됐지만 농수산물 일부는 피해 우려

◆ 韓 - 아세안 특별정상회의 / 朴 - 응우옌떤중 총리 정상회담 ◆

한국과 베트남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됐다. 2012년 8월 협상을 시작한 지 2년4개월 만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는 10일 부산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이 상품 서비스 투자 지식재산권 경쟁 등 경제 전반을 포괄하는 총 17개 챕터에서 FTA를 체결하기로 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베트남 FTA가 발효되면 양국 간 교역이 베트남에 대한 한국 기업 투자 촉진으로 연결되고, 다시 한국 기업 투자는 베트남 수출 증대로 연결되면서 양국이 함께 발전하는 상생형 경제구조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2014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차 부산을 방문해 첫 공식 일정으로 응우옌떤중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FTA를 비롯해 양국 간 협력 방안과 한반도 정세를 논의했다.

두 정상은 회담을 통해 △한·베트남 FTA 협상 사실상 타결 △베트남 내 각종 대형 에너지 인프라스트럭처사업 참여 등 경협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은 2012년 8월 FTA 협상 개시 이래 최근 정상회담 직전인 8일 막바지 협상을 개최하는 등 총 9차례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다. 두 나라 간 민감 품목이었던 일부 수산물 문제는 이날 정상회담에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베트남이 위치한 인도차이나 반도는 잠재적으로 30억 인구를 가진 거대시장으로 베트남은 그 전략적 요충지이자 관문으로 우리와 경제 협력 시너지가 가장 큰 국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안 수석은 또 "중국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주요 투자국들이 베트남에 원자재와 부품을 들여와 완제품을 생산해 미국과 유럽연합 등 선진국으로 수출하는 생산기지로 활용하는 '포스트 차이나'로도 잠재력이 크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은 인구가 약 9400만명으로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9번째 교역 파트너여서 FTA가 발효되면 그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양국 FTA 타결에 따라 베트남은 이미 한국이 아세안과 맺고 있는 FTA에서 추가로 교역액 기준 6%포인트(7억4000만달러)를, 품목 수로는 200개 상품을 추가 개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 한·아세안 FTA 대비 한국은 개방률이 기존 91.7%에서 94.7%로, 베트남은 86.2%에서 92.2%로 각각 3%포인트와 6%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베트남은 한·아세안 FTA에서 개방하지 않았던 5t과 20t 화물차에 대한 관세를 즉시 철폐하고 3000㏄ 이상 승용차, 자동차부품, 화장품, 생활가전 부문도 추가 개방하기로 했다. 또 처음으로 전자상거래를 독립 챕터로 FTA에 포함시켰다.

우리는 추가로 교역액 기준 3%포인트(1억7000만달러)와 새우 최대 1만5000t(1억4000만달러)까지 무관세 대우를 부여하기로 했고 품목 수 기준으로는 495개 상품을 추가 개방하기로 했다. 한·베트남 FTA 체결로 우리 기업들이 베트남을 동남아시아를 겨냥한 생산기지로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자동차 부품, 항공기 부품, 합성수지, 편직물, 아연도강판 등 주요 소재·부품 품목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이 국내에서 소재·부품 등 중간재를 가져다 베트남에서 완제품을 만드는 가공무역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서비스 분야에서는 건설, 도시계획·조경, 기계·장비임대 분야를 추가 개방하여 빠르게 도시화가 진행되는 베트남 건설시장에 진출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확보했다.

쌀 등 주요 민감 농림수산물은 양허(관세 철폐·감축)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열대과일과 수산물, 냉동 마늘 등 일부 양념류은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이에 따라 베트남이 이들 품목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한다면 재배 농가와 어민들에게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선걸 기자 / 김기철 기자 / 전정홍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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