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믿고.. '특허 中企' 46곳에 156억 지원

노기섭기자 2014. 10. 28. 11: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진公 '특허담보대출'

"오랜 경기침체로 사업이 답보상태에 처해 고심하고 있었는데 중소기업진흥공단의 특허담보대출을 받고 신사업 진출에 큰 힘을 얻었습니다. 요즘처럼 어려운 때에 우수한 기술력만 보고 자금을 지원해주는 것 자체가 고마운 일이지요."

전력조정기와 EEFL(External Electrode Fluorescent Lamp) 조명패널 제조업체인 파라이엔티의 방배규 대표는 중소기업진흥공단과 맺은 인연의 소중함과 가치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전자업계 유명 대기업에서 12년 동안 근무하다 지난 2000년 창업한 방 대표의 주력 제품은 전자기기로, 일반인들에겐 다소 생소하다. 전력조정기는 전력 반도체 소자를 사용, 히터에 공급되는 전력량을 조절하는 기기로 반도체 장비, 디스플레이 장비 등 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핵심 전기기기다. EEFL램프는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TV에 사용되는 백라이트 램프로 수명이 길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현재 국내 기업 중 독자적인 기술로 EEFL램프를 구동, 인버터를 개발 생산하는 곳은 파라이엔티가 유일하다.

방 대표는 최근 식물의 수직재배를 위해 식물공장에 대한 기술개발이 늘고 있는 점에 착안해 자신의 EEFL 램프를 식물공장에 접목했다. 실내환경에서 태양의 빛을 이용하지 않고 빛과 온도, 습도를 인공적으로 제어해 식물을 성장시킬 수 있는 식물공장은 기상이변에 따른 농작물 피해를 방지하고 연중 안정적인 식량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꼽힌다.

국내에선 식물재배 시 광변환효율이 양호한 형광등이, 속성재배용으로는 발광다이오드(LED)광원이 널리 쓰이고 있지만 우수한 기술력을 믿고 해볼 만한 도전이라고 판단했다. 파라이엔티는 전력조정기 제조 및 EEFL 구동을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었고 설립 이후 12건의 국책과제를 수행하면서 특허도 11건이나 보유하고 있다. 기술력에 있어서는 대기업에 뒤처지지 않는 셈이다.

그러나 제품 양산을 위한 자금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시중 은행에선 담보부족을 이유로 자금지원을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고민하던 방 대표는 주변에서 '중소기업진흥공단을 찾으면 사업성이 유망한 특허를 담보로 자금 지원이 가능하다'는 조언을 듣고 지난해 11월 '특허담보 직접대출'을 신청했다. 공단에서는 파라이엔티의 기술담보 가치를 인정해 필요한 자금 3억5000만 원을 지원했다. 이에 힘입은 파라이엔티의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25% 성장한 50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파라이엔티의 사례처럼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했지만 자금이 부족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시행하고 있는 '특허담보 대출사업'이 중소기업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공단은 지난해 7월부터 중소기업이 보유한 특허권의 경제적 기술 가치를 평가한 후, 평가금액의 50% 이내를 담보로 인정하는 조건으로 특허담보 직접대출을 시행해 지금까지 46개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156억 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그동안 특허담보대출은 특허기술에 대한 가치평가시스템이 없고, 부실화됐을 경우 회수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금융권에서 도입을 꺼렸다. 하지만 공단은 기업별 건강진단을 기반으로 한 기술가치평가시스템을 개발, 특허기술에 대한 가치평가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기술금융시장의 생태계 조성에 앞장설 수 있게 됐다.

이상국 공단 융합금융처장은 "그동안 사업화 자금 조달이 막혀 사장되던 우수 기술들이 특허담보 대출제도를 통해 창조경제의 아이템으로 탄생하길 기대한다"며 "34년간 축적된 중소기업 정책금융 노하우를 충분히 활용해 정부의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금융지원에 선도적인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02)3701-5555/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