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대장균 시리얼 직원들, "오늘은 먹지마, 그거 섞은 날이야"

2014. 10. 15. 09: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대담 : SBS 경제부 김종원 취재 기자

▷ 한수진/사회자:

국내 최대 시리얼 제조회사인 동서식품이, 대장균이 검출된 시리얼을 재활용 해왔다고 하죠. 저희 SBS가 보도한 이후에 일파만파로 파장이 커지고 있는데요. 이 문제를 취재한 SBS 경제부 김종원 취재 기자와 사건의 내막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김종원 기자, 어서 오십시오.

▶ 김종원 취재 기자 / SBS 경제부: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어제 종일 대장균 시리얼로 시끄러웠는데, 그런데 어떻게 이 문제를 취재하게 된 건가요?

▶ 김종원 취재 기자 / SBS 경제부:

사실 내부 제보자가 없었으면 취재를 할 수 없는 일이었죠, 공장 안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요. 안에서 1년 넘게 일하셨던 분이 제보를 해오셨습니다. 봤더니 본인이 일을 하면서 이런 일을 겪고, '이건 문제가 있다.', 라고 생각을 해서 열심히 몰래몰래 촬영을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해오셨습니다.

예를 들면 상자를 해체를 해서 제품을 재활용하는 행위들이 일어날 때마다 틈틈이 찍으셨더라고요. 그래서 이것도 뒷받침할 수 있는 문서도 조금 있었고요.

▷ 한수진/사회자:

무슨 작업 지시 사항, 이런 게 있는 것 같더라고요.

▶ 김종원 취재 기자 / SBS 경제부:

그렇죠. 사실은 저희가 제보자를 만나도 내부에 들어가서 저희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쉽지 않았는데요. 이 분이 어쨌든 처음에 저희를 만나서 했던 이야기는, 식품 쪽에 대해서 잘 모르는 입장에서 듣기에도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방송에는 짧게 나왔지만 6개월 동안 찍은 동영상을 보면 위생 상태부터 해서 기본적인 부분도 좀 상식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았고요.

▷ 한수진/사회자:

아, 그렇게 심각했어요?

▶ 김종원 취재 기자 / SBS 경제부:

네, 동서식품 정도 규모의 시리얼 공장이 '해썹(HACCP)인증'이라고 정부가 정한 엄격한 규정, 엄격한 규격을 지켜야 하는 인증 제도가 있어요. 위생부터 시작해 모든 걸 철저히 더 깨끗하게 소비자가 믿을 수 있게 해야 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 표시가 있으면 위생은 참 믿을만하다, 이런 거잖아요.

▶ 김종원 취재 기자 / SBS 경제부:

네, 그 해썹 인증을 받은 공장인데 가장 기본적인 게 해썹 인증을 받은 공장은 청정구역하고 일반 구역으로 나뉘더라고요. 청정 구역은 음식이 조리되는 과정이 포함이 됐는데, 이 청정 구역 밖에서는 음식을 조리를 할 수가 없게 돼 있어요. 원재료가 투입이 돼서 완제품으로 나와서 포장이 될 때까지는 청정 구역에서 진행이 되는 거고 그 이외에 박스 포장이라고 하죠, 골판지 박스에 담고 아니면 물건 하역하고 박스 조립하고, 이런 건 일반 구역이라고 해서 음식과는 별도로 격리된 구역에서 하는데 저희 보도에 나간 영상을 보셔도 알겠지만 시리얼을 포장을 뜯어가지고 한 군데 모으고 이런 작업을 하는 곳이 일반 구역입니다.

상자 조립할 때 쓰는 본드도 굴러다니고 쓰레기통도 굴러다니고, 때가 낀 파렛트 라고 하죠, 화물 운반대, 이런 것도 돌아다니고요. 그래서 큰 비닐 백에 담아서 주차장에 다 쌓아놓고 하는 게 영상에 담겨있거든요.

사실 위생적으로 봐서도 어쨌든 다시 가열을 한다고 하지만 한 번 그런 외부 환경에 노출이 된 제품을 저희가 먹었다, 라고 볼 수 있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눈으로 보기에도 확연히 위생에 문제가 있었군요.

▶ 김종원 취재 기자 / SBS 경제부:

네, 그래서 이 분이 했던 말 중에 저는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게, 이 재활용을 매일 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재고가 좀 쌓이면 그걸 갖고 와서 뜯어서 새로 나온 제품에 섞는 작업을 하는데 맛이 제대로 제조가 됐는지, 설탕 배합 같은 건 제대로 됐는지 막 나온 제품의 맛을 본다고 해요, 직원들이.

그런데 이 작업을 하는 날은 직원들끼리, '야, 야 오늘은 먹지마, 오늘은 그거 한 날이야.', 이렇게 하면서 자기네끼리는 알고 그 날은 안 먹었다는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자기네들은 안 먹는 걸 팔았어요.

▶ 김종원 취재 기자 / SBS 경제부:

오늘은 먹지마, 이런 식으로 했다네요. 이게 참 저도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제가 앞서 간단하게 말씀드렸는데, '대장균이 검출된 시리얼을 재활용 해왔다.', 이걸 좀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주시면, 어떻게 해왔다는 거죠.

▶ 김종원 취재 기자 / SBS 경제부:

일단 제품이 나와요. 이런 대기업 공정은 원재료를 투입을 하면 포장이 돼서 나오는 과정까지 사람의 손을 안탑니다. 컨베이어 시스템이라서 말 그대로 모든 제품들이 컨베이어를 타고 자동으로 이동을 하면서 하나하나 공정을 모두 기계가 하게 되어 있고요.

사람은 중간 중간 혹시 잘못 되어 있는 게 있는지 감시 정도만 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해서 최종적으로 나오는 완제품, 소비자가 포장 된 걸 받을 테니 포장까지 된 단계에서 출고 전에 검사를 하게 됩니다. 불량 검사를 하거나, 이거 전 제품을 전수검사를 할 수 없으니까 1시간에 하나씩 샘플을 뽑아가지고, 랜덤검사이죠, 그렇게 검사를 하는데 거기서 나와선 안 되는 세균이 나왔다거나 쇳가루가 나왔다거나, 곰팡이가 있는 게 발견이 됐다거나, 이런 경우는 랜덤 검사이기 때문에 어디서 또 이런 문제가 발생할지 몰라서 같은 원료를 투입한 전 제품을 모두 회수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중에 식품 위생법상 안 되는 것은 사실 폐기를 해야 되는 거죠. 그런데 이거를 동서식품은 어떻게 했느냐면 다 상자를 뜯어서, 포장을 뜯어서 아까 말씀드린 위생적으로 썩 좋아 보이지 않는 장소에서 모두 봉지에 섞어서 다시 제조 공정으로 되돌린 거죠, 다시 집어넣은 거죠.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사람 손이 안탔는데 대장균이 나왔다는 거예요. 저희 보통 뭐 화장실 가서 손 안 씻으면 대장균 옮는다, 이런 이야기들 많이 하는데. 그런데 어쨌든 이런 대장균이 검출된 시리얼을 다시 멀쩡한 제품과 섞어서 만들었다는 거죠.

▶ 김종원 취재 기자 / SBS 경제부:

그렇죠, 제조 공정으로 되돌린 거니까요.

▷ 한수진/사회자:

보도 직후에 식약처가 동서식품 시리얼 판매 금지조치 시켰어요.

▶ 김종원 취재 기자 / SBS 경제부:

네, 그렇습니다. 일단 지금 판매 금지 조치시킨 것은 대장균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시킨 것은 아니고요, 그건 조사를 하고 있고, 실제 저희가 마트에 가서 사는 거에서 대장균이 나오겠느냐, 이건 지금 조사를 하고 있고요.

지금 판매 금지 시킨 이유는, 저희가 보도한대로 대장균이 나왔던 시리얼을 문제없는 새로 나오는 제품에 섞은 정황이 확인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저께 현장 조사를 나갔는데 '아몬드 후레이크' 제품을 가지고 이런 재활용을 하는 명백한 불법인 현장을 발견해서 그 자리에서 아몬드 후레이크는 판매 금지가 되고, 마트에 있는 것들은 모두 회수가 되었죠.

그쪽에서 압류하고 가지고 간 서류 같은 걸 조사해봤더니 어제 3가지 종류의 시리얼이 추가로 이런 행위를 했던 것이 밝혀져 가지고 '그래놀라' 종류, '오레오 오즈' 라는 제품 등등 해서 3가지 종류가 추가로, 지금까지 총 4가지 종류가 판매 금지가 되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 제품 목록 듣고 덜컹하는 분들 많으실 것 같아요, 나도 먹었는데, 하면서요. 아니 그런데 2010년에도 이런 일 있었다면서요?

▶ 김종원 취재 기자 / SBS 경제부:

네, 그렇습니다. 2010년에는 말 그대로 내부 사정까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에서 이번에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대장균 균이 실제로 발견이 됐어요. 그래서 당시에는 이 제품을 리콜을 했죠. 이거 같은 경우도 이번처럼 내부 사정까지는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경위로 인해서 이렇게 됐는지까지는 자세히 당시에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유야무야 어떻게 보면 끝났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이런 상황이라면, 식약처가 검사는 하고 있지만 100% 나오지 않는다, 라고 확신을 할 수만은 없는 상황인거죠.

▷ 한수진/사회자:

불과 4년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동서식품은 어떤 입장이에요?

▶ 김종원 취재 기자 / SBS 경제부:

지금 일단 동서 식품은 한 마디로,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런 입장입니다. 우리가 사과할 일 없을 겁니다, 이런 입장입니다. 무슨 소리냐 하면, 이게 진짜 문제는 사실 마트에서 팔리는 제품에서 대장균이 검출이 된다면 그게 진짜 문제인데 그렇게 된다면 자기네가 모든 책임을 겸허하게 지고 받아들이겠다, 이러고 있고요.

하지만 재검사를 철저히 해서 내보냈기 때문에 절대 시중 판매 제품에서는 대장균이 나올 수가 없다.

▷ 한수진/사회자:

섞은 후에 다시 가열했다, 이런 논리이죠. 그래서 재검사했더니 별 문제 없었다는 논리군요.

▶ 김종원 취재 기자 / SBS 경제부:

네, 그렇습니다. 그 논리 중 하나가 계속 강조하는 게 반제품이라고 강조를 해요. 이게 무슨 소리냐고 하면, 사실 원료는 농촌에서 들어오고 농산물의 흙도 묻어있고 하다보니까 원료는 당연히 대장균이 있을 수밖에 없죠.

그런데 이걸 공정 과정을 거치면서 그 균을 모두 제거를 하는 게 사실 이 공정의 중요한 작업 중 하나인데, 원료에 대장균이 있는 원료를 투입한다고 해서 잘못된 건 아니지 않습니까, 어쨌든 공정을 통해서 그 대장균을 제거를 하도록 되어있는 시스템이니까.

그런데 자기들이 다 완성이 된 시리얼을 중간에 투입을 한 것도 그거랑 같은 이치라는 거예요. 왜냐하면 출고가 되기 전 제품이기 때문에 아무리 자기네가 포장을 뜯었다고 해도 이거를 완제품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거죠, 동서식품은요. 출고가 된 제품을 완제품으로 본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 주장이군요. 그런데, '사실 버리기엔 너무 많았다.', 이런 이야기를 해명으로 내놨잖아요. 그래서 더 화가 나더라고요, 그걸 말이라고 해요.

▶ 김종원 취재 기자 / SBS 경제부:

저도 참 그랬는데, 불량은 사실 어떻게든 나올 수 있죠. 세균이 아니더라도 설탕이 더 많이 묻었다거나 아니면 크기가 너무 크게 제조가 되었다거나. 사실 이건 인체에 위험한 건 아니니까 이 정도는 재활용을 해도 되는데 이런 것까지 다 합쳐서 불량이 나오는 걸 따지면 너무 많다는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별로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그런 태도가 더 화가 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여기 뿐 만일까, 하는 그런 의심도 좀 돼요.

▶ 김종원 취재 기자 / SBS 경제부:

그렇죠. 실제 동서식품 측은, 이게 너무나 정상적인 과정이라서 다른 업체들도 다 이렇게 한다는 거예요. 제가 또 다른 업체도 그래서 물어봤는데, 다른 업체들은 펄쩍 뛰죠. 포장까지 끝난 제품을 뜯는 건 상식에 맞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사실 어떻게 보면, 식품 업체들의 공식적인 입장은, 실제로 어떤지 모르겠지만 공식적인 입장은, '포장까지 완성된 제품을 뜯는 건 동서식품의 주장과는 다르게 맞지 않는다.', 이렇게 이해를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동서식품이 분명히 잘못한 거다. 어쨌든 요즘 보면 말이죠, 식품 안전이 구멍이 뚫려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크라운 제과 유기농과자에서도 식중독 균이 검출되어서 문제가 있었는데 이번에도 또 이런 일이 있었네요. 당국에서 제대로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대장균 시리얼 재활용 문제 직접 취재한 SBS경제부 김종원 기자와 짚어봤습니다.

[2014년 10월 13일 8뉴스]

못 믿을 먹거리들…'대장균 시리얼' 재활용 판매 (김종원 기자)

[2014년 10월 15일 모닝와이드]

'대장균 시리얼' 동서식품 제품 추가 유통 금지 (박현석 기자)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