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택시 서비스 우버(Uber) 체험기_예상요금·더치페이 가능한 스마트 택시.. 차종은 '최고급'..요금은 '두 배' 비싸

송창섭 기자 2014. 7. 1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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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는 최근 실리콘밸리의 최대 기대주다. 운송서비스 소프트웨어 개발사 우버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無)에서 유(有)가 아닌, 유에서 유를 창조해서다. 기존 서비스를 한 단계 발전시켜 소비자의 편리성을 높인 결과, 우버는 모바일 시대'창조적 파괴자'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 업체 반발 또한 만만치 않다. 누구나 택시 영업이 가능해지면서 우버는 전 세계 택시운전기사들 사이 '공공의 적'이 되고 있다. 우버 서비스를 직접 체험해봤다.

우버택시를 시승한 것은 지난 6월12일 낮 12시35분이었다.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코리아나호텔 앞에서 우버앱을 실행한 뒤 탑승위치를 요청하니, 스마트폰으로 인증번호를 입력하라는 메시지가 전송됐다. 문자 메시지로 온 4자리로 된 인증번호를 입력한 뒤에야 지도상 검은색 우버택시 중 한 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 모시러 갑니다'라는 문자메시지와 함께 기사 사진, 차량 번호, 차종 등 관련 정보가 떴다.

우버택시는 문자메시지가 발송된 후로부터 정확히 9분 뒤인 12시44분, 현장에 도착했다. 이날 시승을 체험한 차종은 BMW 차종 중 최고가 모델인 BMW750시리즈였다. 검은색 정장을 입은 기사가 손수 뒷좌석 문을 열어줬다. 우버택시는 차량 외부에 특별한 표시가 없다.

해외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는 가격이 가장 싼 우버X(UberX·유럽에서는 우버팝)를 비롯해 우버택시(UberTAXI), 우버블랙(UberBLACK), 우버SUV(UberSUV), 우버럭스(UberLUX) 등 다양하다. 이 중 현재 국내에서 시행 중인 서비스는 고가 라인업인 우버블랙뿐이다. 현재 우버코리아는 행사의전 차량업체와 손잡고 우버블랙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때문에 제공되는 차량이 벤츠, BMW 등 수입차와 현대 에쿠스 등 최고급 세단 위주다. 참고로 우버럭스는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한 리무진 프리미엄 서비스이며, 미국 뉴욕에서는 자전거 택배 서비스인 우버러시(UberRush)를 운영하고 있다.

시승 당일 목적지는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 318번지였다. 차량에 탑승하니 운전석 오른편 핸드 브레이크 주변에 설치된 아이패드 미니가 눈에 들어왔다. 고객이 탑승을 요청해오면 운전기사 모바일 기기에는 고객 위치와 아이디(ID), 전화번호, 고객 평점 등 정보가 뜬다. 특이한 것이 우버는 이용 후 승객과 운전기사 모두 상대방에 대한 평점을 표시하도록 돼 있다. 별 5개로 평점을 매기게 돼 있는 만족도 서비스는 승객은 물론 운전기사에게도 참고 자료로 쓰이고 있다.

1. 우버는 택시 승차 요청부터 결제까지 모든 것을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로 한다.

2. 현재 국내에는 프리미엄급인 우버블랙만 들어와 운영되고 있다. 현장에 도착한 택시 기사가 문을 열어주고 있다.

국내에는 고가 우버블랙 서비스만 시행

이날 시승 체험은 시청 앞 서울광장을 지나 남산3호 터널~용산 이태원동~반포대교~서초역~서울교대~역삼동 코스로 진행됐다. 반포대교 위에서 우버 앱을 켜보니 현재 기자가 탑승한 차량의 이동경로가 스마트폰에 선명하게 표시됐다. 물론 목적지까지 거리가 얼마나 남았는지도 대략 알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우버는 본인이 직접 이용하지 않고 대리 픽업(Pick-Up)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우버코리아에 따르면 거동이 불편한 환자나 고령층, 밤늦은 시간 학교나 학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수험생, 젊은 여성들이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고 있다. 현재 우버택시(우버블랙)를 이용하는 연령대는 20~30대가 가장 많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사용자 수가 늘면서 연령대가 점차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차량 뒷자리에는 승객을 위한 생수가 비치돼 있다.

목적지에 도착한 시간은 정확히 오후 1시15분. 차가 목적지에 서자 운전기사가 내려 문을 열어줬다. 동시에 휴대전화로 서비스 종료를 알리는 문자메시지가 날아왔다. 거리는 10.8㎞로, 휴대전화로 이용요금이 2만6600원이라는 문자가 전송됐다. 당초 서비스를 이용하기 전 우버 앱이 계산한 예상금액은 2만2000~2만8000원. 이용요금 영수증은 회원가입 당시 등록한 이메일과 휴대전화로 자동 전송됐다. 비슷한 시간대 같은 코스로 일반택시를 타고 되돌아가보니 이용요금은 1만3400원이었다. 거의 2배 수준이다. 일반인이 이용하기에는 아직까지 가격이 다소 비싼 편이다. 이 정도면 모범택시 요금과 맞먹는다.

탑승객이 여러 명일 경우 사용자 편의를 고려해 이용요금을 나눠서 내는 '더치페이' 기능을 갖춘 것은 인상적이다. 이를 위해선 탑승요청 후 '메뉴'에서 '요금분할하기' 옵션을 선택하면 된다.

우버의 가장 큰 장점은 모든 서비스가 모바일에서 구현된다는 점이다. 모바일 기기 내 장착된 GPS(위성항법장치)로 승객과 운전자의 위치를 주고받는 방식이다. 우버택시를 타려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전용 앱을 설치해야 한다. 또, 모든 결제는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때문에 가입 시 신용카드를 등록하는 것이 필수다.

요금을 사전에 자동으로 알려주는 기능도 우버만의 독특한 서비스다. '탑승위치설정' 내 '요금견적'을 클릭하면 현재 위치와 목적지 주소를 입력하도록 프로그램이 짜여 있다.

다양한 혁신 서비스가 소개되면서 우버는 지난해 미국 경영 잡지 < 패스트컴퍼니 > 가 선정한 '세계 50대 혁신기업' 조사에서 6위에 올랐으며, 모바일 기업 중에서는 순위가 가장 높았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덕분에 우버는 골드만삭스, 벤치마크캐피탈 외에 구글 벤처캐피탈 자회사 구글벤처스와 사모펀드 텍사스퍼시픽그룹(TPG) 등 여러 금융기관들로부터 투자가 쇄도하고 있다. 지난 6월6일에는 피델리티인베스트먼츠, 웰링턴매니지먼트, 블랙록 등 대형 자산운용사부터 총 12억달러 투자를 이끌어냈다. 관련업계에서는 우버 기업 가치를 182억달러(18조6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한다.

지난 2009년 3월에 설립, 이듬해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첫 서비스를 개시한 우버는 4년 만에 엄청난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렛 캠프와 트레비스 칼라닉이 20만달러로 공동 창업한 우버는 지난해 연 매출 2억1300만달러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우버는 전 세계 36개국 118개 도시(2013년 말 기준)에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전통적인 운송서비스와 모바일 기술이 결합되면서 단숨에 혁신기업의 대명사로 부상했지만, 기존 업체들의 반발 또한 만만치 않다. 지난 6월11일 영국 런던, 이탈리아 밀라노, 스페인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독일 베를린 등 유럽 주요도시 택시 기사들은 우버 때문에 생계가 어려워졌다며 파업에 돌입했다. 현재 전 세계 택시업계가 우버를 '공공의 적'으로 규정하는 이유는 정식 택시 면허를 갖고 있지 않아도 누구나 우버에 등록하기만 하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서다. '면허(Licence)'라는 진입 장벽이 사라지면서 밥그릇을 빼앗기게 된 택시업체의 위기감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8월 싱가포르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진출한 우버는 최근 택시운송사업자와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월13일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서울시내 30대 가량의 우버택시가 일반택시와 비슷한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며 "이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81조 및 제34조에 위반 또는 명백한 불법 유사운송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버코리아는 "우버는 교통서비스 사업자가 아닌 소프트웨어 개발기업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우버코리아를 홍보하고 있는 박인앙 인사이트 커뮤니케이션즈 컨설턴츠 상무는 "우버 서비스가 개시되면서 렌터카 차고에 주차돼 있는 고급세단 가동률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기사들도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우버는 '공유경제'에 적합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우버코리아에 따르면 우버로 인해 미국 뉴욕시에는 지난해 6900만달러 수준의 경제활동이 신규로 발생했고, 시카고에는 관련 일자리가 2000개 이상 새롭게 생겨났다고 주장했다.

1. 전용 앱에서 탑승을 요청하면 가까운 곳에 위치한 택시 기사에게로 관련 정보가 전송된다.

2. 우버는 회원가입 시 등록한 신용카드로 요금이 결제된다.

유통산업으로 확대될 공유경제 모델 선두주자

결론적으로 우버는 공유경제와 모바일이라는 시대 흐름이 만든 서비스라고 봐야 한다. 지금은 택시서비스에 국한돼 있지만 동일한 플랫폼을 배달 등 유통 서비스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지금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법에서 금지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일반인이 자신의 차량을 우버에 등록해 여가시간 동안 택시와 배달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모델이 계속해서 나올 경우 수요자는 좀더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공급자는 투잡(Two Job), 스리잡(Three Job) 형태로 일을 해 부수입을 올릴 수 있다.

다만 국내에서 우버택시가 활성화될지는 미지수다. 외국과 달리 서울, 인천 등 수도권 주요 도시에서는 우버와 비슷한 형태의 콜택시 서비스가 일반화돼 있다. 우버는 기존 콜택시 서비스를 모바일에서 보다 편리하게 구현시킨 것에 불과하다. 현재 택시기사, 업체들이 우버 서비스에 대거 가입하면 양측 간 갈등은 일거에 해소될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요금의 20%를 우버에게 수수료 형식으로 내고 이 서비스에 등록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렇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모바일에서 승차요청부터 결제까지 모두 이뤄지는 우버의 서비스가 너무나 매력적이다. 따라서 기존 콜택시 업체나 서울시 등 공공기관에서 비슷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한다면 우버의 도전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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