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중전회의 승자는 국영기업?.. 과연 그럴까

2013. 11. 1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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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로드맵 미흡 평가.."시진핑, 정치적 타협" 분석도

개혁로드맵 미흡 평가…"시진핑, 정치적 타협" 분석도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시진핑(習近平) 시대의 청사진을 그린 중국공산당 18기 3중전회의 최대 수혜자가 그간 개혁 대상으로 지목된 국영기업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영기업 개혁 필요성이 미약한 수위로 언급된 데다 구체적 개혁 방안이 나온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를 앞두고 중국 안팎에서는 중국 경제계의 '공룡' 같은 존재인 국영기업이 어떤 운명을 맞게 될지 주목했다.

중국에서 국영기업은 최고 지도부조차 함부로 손대지 못한 거대한 이익 집단으로 평가된다.

국영기업은 석유·에너지, 통신, 은행 등 주요 핵심 산업을 철저히 독식하고 있다.

소비자는 질 낮고 비싼 상품에, 중국 민간 자본 및 외국 자본은 시장 진입 장벽에, 정부는 국영기업의 비효율적 경영과 만연한 부패에 불만을 가져왔다.

그럼에도 과거 국영기업을 한때마다 코너로 몰고 간 것은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 정도였다.

그는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총리로 재직하면서 기득권층의 강력한 저항을 뚫고 국영기업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 국민에게서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후임인 원자바오(溫家寶)의 재임기인 2003년부터 2013년까지 10년 동안에는 오히려 국영기업 개혁이 퇴보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개혁개방의 심화'를 주제로 한 이번 3중전회에서 국영기업 개혁 문제가 대두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중국공산당이 3중전회 폐막일인 12일 발표한 공보(公報·보도문) 내용은 기대감을 품은 이들을 실망시켰다.

공보가 국영기업 개혁과 관련해 "국영기업 개선을 추진한다"는 정도의 추상적 언급을 제시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공보는 오히려 "국유경제의 활력을 부단히 발전시키면서 비공유제 경제의 발전을 인도한다"는 표현를 넣어 시진핑 시대에도 국영기업이 계속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임을 시사했다.

증시 반응은 이 같은 실망감을 여실히 반영한다.

구체적 개혁 조치가 부족하다는 시장의 냉혹한 평가 속에서 3중전회 폐막 다음 날인 13일 상하이종합지수는 1.83% 떨어진 2,087.94로, 선전성분지수는 1.76% 하락한 996.37로 장을 마쳤다.

이런 결과를 일찌감치 예상한 이들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국책기관의 연구원은 "이번 3중전회가 9월께 개최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마련된 초안을 둘러싼 이견이 많아 결국 11월까지 연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물론 이번 3중전회의 핵심 결정 사안이 '시장이 결정적인 기능을 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라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국영기업이 독과점 특권이 서서히 약화하고 민간 기업과의 경쟁 구도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또 3중전회가 다소 추상적인 개혁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수준의 행사인 만큼 분야별 후속 조치가 나오기 전인 현 시점에서 성급히 결론을 내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베이징의 시장조사회사 게이브칼 드래고노믹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국영기업의 위상이 더욱 빠른 속도로 침식되게 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며 "경쟁은 국영기업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드는 한편 민간 기업에도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문제는 방식과 속도다.

개혁 대상인 국영기업에 직접 메스를 대는 직접적인 방식 대신 민간 영역을 키워 경쟁을 유도하는 우회적이고 느린 방식을 택한 셈이다.

이를 두고 중국에서는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국영기업 개혁 문제를 놓고 정치적인 타협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WSJ은 "중국 지도부가 집권 초기 심각한 정치적 대가를 지급하는 대신 자유로운 시장과 국영기업의 중심적 역할을 동시에 치켜세우는 방식을 택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CEIBS) 국제금융연구원 류성쥔(劉勝軍) 부원장도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국유기업 같은 중요한 부문의 개혁이 너무 보수적"이라고 평가하면서 "(국가 부문의 독점을 깨는 데) 전혀 개선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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