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인사이드]② "아메리카노는 커피빈과 카페베네, 라떼는 스타벅스가 최고"

최순웅 기자 2013. 11. 11. 12: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메리카노는 커피빈과 카페베네, 라떼는 스타벅스가 제일 낫다. 매장 인테리어는 스타벅스와 커피빈이 훌륭하다."

조선비즈가 커피 바리스타 3인과 인테리어 전문가 3인에게 의뢰한 국내 5개 커피숍 프랜차이즈(스타벅스, 엔제리너스, 이디야, 카페베네, 커피빈)에 대한 평가 결과다. 커피 바리스타 3인은 서울 중구 명동1가 소재 커피숍 프랜차이즈 매장 5곳의 커피(아메리카노와 라떼) 맛을 평가했다. 인테리어 전문가 3인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 매장 5곳의 공간 설계와 인테리어를 살폈다.

◆ "요즘 커피는 탄 음식 같아"…커피 맛과 향은 로스팅이 결정

국내 최고 커피 바리스타 3인이 지난 8일 서울 중구 명동 소재 커피 전문점에 모였다. 이동진 한국조리사관직업전문학교 교수는 국내 1호 커피 바리스타다. 정형준 큐그레이더(Q-grader)는 커피 원재료의 품질 등급을 정하는 커피콩 감별사다. 유정무 바리스타는 '커피 내리는 장로'라고 불리는 커피 전문가다.

바리스타 3인은 "커피숍 프랜차이즈의 커피 맛은 탄 음식 같다"고 평가했다. 로스팅(roasting) 강도가 쎄진 탓이다. 로스팅은 '원두를 굽는다'는 뜻으로 커피 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제조과정이다. 진한 로스팅은 커피의 맛과 향을 해친다. 달콤함(Sweetness), 바디(Body), 산미(Acidity), 여운(Aftertaste) 등 커피의 맛과 향이 탄내에 묻혀버리는 탓이다. 정 큐그레이더는 "탄 음식이 재료의 맛을 못내듯 로스팅이 강하면 커피 고유의 맛을 가린다. 가끔 로스팅이 지나친 커피를 마시면 탄 음식을 삼키는 듯 해 불쾌하다"고 말했다.

바리스타 3인은 아메리카노와 라떼 등 커피 2종을 시음한 뒤 상·중·하 그룹으로 분류했다. 아메리카노 상등급은 로스팅이 강하지 않은 커피빈과 카페베네였다. 카페베네는 신맛과 쓴맛이 조화를 이뤘고 커피빈은 향이 살아 있다고 평가받았다. 탄 맛이 강한 브랜드는 '하등급'을 면치 못했다. 스타벅스가 하등급으로 분류됐다. 쓴 맛이 진해 신맛, 짠맛, 단맛을 느낄 수 없었다는 평가였다. 엔제리너스, 이디야는 스타벅스보다 덜하지만 탄 맛이 느껴져 '중등급'에 머물렀다.

이동진 교수는 "카페베네는 '미디엄(중간) 로스팅'을 내세운다. 다른 브랜드와 달리 커피 맛에 개성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정형준 큐그레이더는 "카페베네 커피의 맛이 '약하다'고 느낄 수 있다. 소비자가 강한 로스팅에 익숙해진 탓이다. 전문가는 산미(신맛)가 있는 커피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유정무 바리스타는 "커피빈은 원두 향이 제대로 느껴진다. 로스팅이 강하면 이런 향을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스타벅스는 로스팅이 강한 고유 기법을 쓴다. 소비자가 스타벅스 로스팅에 익숙해지니까 다른 브랜드도 닮아 가는 듯하다"며 "커피의 개성이 사라지는 것이 아쉽다. 커피의 여러가지 맛이 있어야 텁텁함을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 커피향이 우유 뚫고 나오는 라떼 호평

라떼 시음에서는 반전이 일어났다. 스타벅스 라떼가 상등급으로 분류됐다. 이 교수는 "로스팅이 강한 탓에 쓴 맛이 선명했던 스타벅스 아메리카노가 우유와 만나니 오히려 우유 맛을 뚫고 나온다"고 말했다.

커피빈은 중등급으로 판정받았다. 커피향이 우유에 묻혔다고 평가받았다. 카페베네 라떼는 하등급을 받았다. 유 바리스타는 "(카페베네의) 미디엄 로스팅 탓에 커피가 우유를 치고 못 나온 듯 하다"고 평가했다. 엔제리너스 라떼는 아메리카노보다 낫다고 평가받았으나 하등급을 벗어나지 못했다. 유 바리스타는 "우유가 커피 향을 덮어 커피 향을 느낄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우유 거품에서는 5개 브랜드 모두 낙제점을 받았다. 라떼는 커피 향과 우유의 부드러움이 어우러져야 하다보니 촘촘한 거품이 아주 중요하다. 바리스타 3인은 "카페라떼에는 밀도있는 거품이 들어가야 하는데 빨리 만들고 뚜껑을 덮어 주다보니 거품에 신경을 못쓰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 스타벅스·커피빈, 공간배치와 인테리어 우수…이디야, 낮은 객단가에 비해 인테리어 준수

커피숍 프랜차이즈 사업에 있어 매장 인테리어는 커피 맛만큼 중요하다. 소비자는 커피 맛 못지않게 인테리어를 보고 커피숍을 선택한다. 공간을 소비하는 추세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테이크아웃 전문 커피숍 이디야가 공간을 제공하는 형태로 변신을 꾀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조선비즈는 김주연 홍익대 실내건축학과 교수, 이돈일 영남대 산업인터렉션디자인학과 교수, 김면 빌모트코리아 대표에게 5개 브랜드의 매장 인테리어 평가를 의뢰했다.

커피숍 좌석은 다양하다. 푹신한 소파, 딱딱한 의자, 창가 1인 의자가 섞여서 배치된다. 이유가 무엇일까. 커피숍 방문자의 소비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김면 대표는 "오래 머물며 휴식하거나 글을 쓰고 노트북을 이용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어 테이블도 휴식과 업무의 중간 높이를 찾아 구현해 주는 카페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테리어 전문가 3인은 스타벅스 매장의 공간 배치를 가장 높이 평가했다. 스타벅스는 좌석 공간, 소파와 의자의 비율과 배치 측면에서 가장 낫다고 평가받았다. 이돈일 교수는 "커피숍같은 음식료 업종에서는 업체 이익과 소비자 혜택 사이 균형을 합리적으로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타벅스는 소파, 의자, 테이블 등 좌석의 배치와 공간활용에 있어 균형감을 잃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유일하게 무선 호출벨을 쓰지 않는다. 김주연 교수는 "스타벅스가 소비자를 직접 부르며 소통하는 것은 친근함과 편안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요인"이라며 "이런 소통이 아날로그식 따뜻함이라면 호출벨은 디지털의 편리함이 있지만 차가운 소통이다"고 분석했다.

커피빈은 분위기 연출과 인테리어 측면에서 우수하다고 평가받았다. 김면 대표는 "(커피빈은) 벽재, 원목 가구, 가죽소파의 색상 사이에 조화가 훌륭하다"고 말했다. 김주연 교수는 "견고하고 밝은 오크의자, 메탈에 등나무를 사용한 의자, 가죽 소파 등이 적절히 섞여 있어 색감의 통일성과 함께 편안함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이디야는 후한 평가를 받았다. 김면 대표는 "인디고 블루의 파란색 계열이 분위기를 차분하게 만드는 인테리어를 적절하게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돈일 교수는 "이디야는 중저가 브랜드인 탓에 타 브랜드에 비해 내부 분위기나 인테리어 면에서 조금 부족하다고 여길 수 있다"며 "하지만 객단가를 따졌을 때 분위기는 괜찮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 카페베네·앤제리너스, 빡빡한 좌석 배치 문제

카페베네는 객단가가 낮지 않은 편인데도 좌석 배치가 빡빡하다고 지적받았다. 객단가는 고객 1인이 1회 방문시 쓰는 평균 금액이다. 이돈일 교수는 "카페베네는 유럽의 자유로움과 한국식 사랑방의 느낌을 담으려 했지만 이도저도 아닌 내부 디자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면 대표는 이에 대해 "빈티지와 편안함을 강조했지만 양식에 있어서 시대적 배경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며 "커피색으로 적신 나무, 빛바랜 느낌 등은 나름의 빈티지함을 담아냈지만 오래 갈 수 있는 디자인이 아니라 언젠가 리뉴얼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엔제리너스는 면적에 비해 의자가 많고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 분위기를 해치고 있다고 평가받았다. 김주연 교수는 "카페에 어떤 분위기가 필요한지와 고객 유인 요소를 어떻게 넣을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김면 대표는 "(엔제리너스는) 천사의 느낌과 놀이동산의 팬시한 느낌은 잘 담아냈지만 자연적 소재가 부족해 편안함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테마파크식으로 마구 섞어 놓은 인상을 안겨준다"고 설명했다.

이돈일 교수는 "문화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에 따르면 개인에게는 심리적인 거리감과 공간이 필요하다"며 "이를 채치면 소비자가 매장을 불편하게 인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주연 교수는 "빡빡한 공간은 커피만 제공하고 편안한 분위기는 제공하고 싶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며 "공간을 빡빡하게 만들면 매출이 오를 것 같지만 소비자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줘 오히려 재방문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움 주신 분>;

이동진 한국조리사관직업전문학교 교수, 정형준 큐그레이더(Q-grader), 유정무 커피 바리스타, 김주연 홍익대 실내건축학과 교수, 이돈일 영남대 산업인터렉션디자인학과 교수, 김면 빌모트코리아 대표

chosun.com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